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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김재연 연구팀, 쌍떡잎식물 유전체 교정 '프라임 에디팅' 새 기술 개발···차세대작물 유전자 교정기술 획기적 도약 기대

관련 논문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에 발표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9.06 19:52 | 최종 수정 2024.09.12 11:55 의견 0

쌍떡잎식물의 유전체를 정밀하게 교정하는 새로운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PE)' 기술이 개발됐다.

경상국립대(GNU) 응용생명과학부 김재연 교수(㈜눌라바이오 대표)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인류의 식단에 영양 가치를 더하는 쌍떡잎식물의 육종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국립대 김재연 교수(왼쪽서 세 번째)와 연구팀원들

효율과 정밀도가 극대화된 '프라임 에디팅' 부품. 왼쪽은 개선된 프라임 에디팅(PE) 단백질로 '효율이 극대화된 PE 단백질 버전(PE2max-NC)'과 '정밀도가 극대화된 단백질 버전(ePEmax3)'이다. NC(nuclei nucleus, 샤페론단백질), RT(Reverse Transcriptase, 역전사효소), nCas9max(Cas9) 단백질의 돌연변이를 통해 PE에 최적화 된 버전이다. 오른쪽은 개선된 프라임 에디팅(PE) epegRNA. epegRNA는 PolII 및 PolIII 융합프로모터(pU6cm)으로 발현됐다. 기존 pegRNA에 다양한 변형을 통해 PE에 최적화 되었다.

프라임 에디팅을 사용한 베타카로틴 카로티노이드 증가 및 제초제 저항성 토마토. 왼쪽은 베타카로틴이 증강된 토마토.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인 베타카로틴 함량이 증가된 토마토를 개발하기 위해 Orange(Or) 유전자에 단일 아미노산을 치환했다. 오른쪽은 제초제 저항성이 증강된 토마토다. 토마토의 제초제 저항성 증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ALS 유전자에 단일 아미노산을 치환했다. 대조군은 제초제 살포 후 성장이 멈춘 반면 PE 교정라인은 지속적인 성장이 일어났다.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작물 육종의 신기술로 사용된다.

초기 유전자가위 기술로부터 진화된 다양한 유전자가위 기술 중 '프라임 에디팅' 기술은 정밀성과 다양한 변이 형성 측면에서 가장 앞선 첨단 4세대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나 유용 과채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쌍떡잎식물에서의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다양한 유전자가위 합성생물학 재설계를 통해 프라임 에디팅 효율을 극대화해 토마토 및 애기장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유전자교정라인을 높은 효율(최대 형질전환 3개체당 1개체의 성공 효율)로 확보했다.

또 가까운 2개의 표적 가이드 RNA 사용은 다양한 부위에서 일관된 PE 효율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됐고, 다중 프라임 에디팅을 사용해 토마토의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유전자교정이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사용해 카로티노이드가 증진된 토마토와 제초제 저항성을 갖는 토마토를 실험적으로 개발했다.

이 외에 염색체를 절반으로 줄인 후 다시 이배체를 만들어 일시에 순계라인을 만드는 토마토 라인과 고염저항성 및 지속광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이는 유전자교정 토마토 라인을 확보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라임 에디팅과 관련해 2개의 국내 특허를 출원했고 PCT 및 국제특허를 통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연구를 주도한 부 반 티엔(Vu Van Tien)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쌍떡잎식물에서 프라임 에디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면적으로 접근한 것이 유효했다. 이제 DNA의 50여 개 염기 범위는 자유롭게 치환 및 교정하는 것이 가능해져 기초과학에 활용은 물론이고 작물육종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이제는 좀 더 긴 DNA를 자유롭게 교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연구의 의의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책임 교신저자인 김재연 교수는 “그간 혁신적인 프라임 에디팅 유전자가위 기술을 쌍떡잎작물 육종에 활용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제 더 다양한 작물에서 더 많은 표적 유전자를 대상으로 육종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연구의 임팩트를 강조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 9월 6일 자에 게재됐다.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는 스프링커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출판하는 범용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 저널로 식물 분야의 기초 및 응용연구를 중심으로 발표한다.

■참고 자료

▶주요 내용 설명

<연구의 필요성>

기후 변화, 경작지 부족과 같은 작물 재배 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식물 육종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유전체 교정이 요구되고 있다. 프라임 에디팅(PE: Prime Editing)은 크리스퍼-카스(CRISPR-Cas) 기반 유전체 교정 방법 중 하나로, 표적이탈 활성이 낮고 다양한 유형의 정밀한 DNA 변화를 생체 내에서 유도할 수 있다.

그간 PE 기술은 단자엽식물에서만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개선되었다. 그러나 쌍떡잎식물에서 PE 성능은 매우 낮아서 전체 식물 수준에서 다음 후세대로 유전 가능한 수준으로는 사실상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 내용>

이 연구에서 PE 복합체 재설계 및 PE 반응에 유리한 조건에 관한 여러 접근법을 결합해 쌍떡잎식물의 PE 성능 장벽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예: 변형된 가이드-주형 PE RNA (epegRNA) 변이체, PE 단백질 성분의 새로운 조합, U6 복합 프로모터, PE 도구 증폭을 위한 제미니바이러스 레플리콘, 열처리 등).

특히 RNA 샤퍼론과 PolII-PolIII 복합 프로모터 및 바이러스 복제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 수정된 epegRNAs를 포함한 새로운 PE 구성 요소 조합을 사용함으로써, 표적 시퀀싱으로 평가된 배양 초기 단계에서 원하는 PE 효율의 최대 9.7%를 얻었다.

이어 토마토와 애기장대에서 최대 38.2%의 형질전환체가 원하는 PE 교정변이를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최초의 성공적인 유전적 PE 전달을 보여준다. 향상된 PE 도구는 토마토와 애기장대에서 높은 PE 효율과 유전성을 가져왔으며, 이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는 결과이다.

또 가까운 두 개의 pegRNA 사용은 다양한 부위에서 일관된 PE 효율을 보장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다중 PE 접근법은 토마토의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PE 활동을 나타냈다.

<연구 성과 및 기대 효과>

이 연구 결과는 쌍떡잎식물에서 PE 적용의 공백을 메우고, 식물의 정밀 유전체 교정을 위한 기술을 제공한다. PE 도구는 높은 정확성, 특이성 그리고 다중화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쌍떡잎식물에서 실용적인 PE 응용의 잠재력을 열어 식물 과학 및 작물육종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는 주요한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쌍떡잎식물은 콩과 식물(예: 콩, 렌즈콩, 완두콩), 견과류(예: 호두, 아몬드), 과일(예: 사과, 배, 오렌지, 수박, 참외, 딸기, 포도), 다양한 종류의 채소(예: 상추, 시금치, 토마토, 감자, 고구마, 배추, 오이, 호박) 및 헴프 작물 등이 포함되어 다양성이 매우 높고, 인류 식단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양한 영양소와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을 제공하면서 식단의 다양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쌍떡잎식물의 유전체를 정밀하고 다양한 형태로 치환, 교정, 삽입, 삭제 등을 하는 PE 기술은 인류사회에 식량 및 영양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은 상동성 재조합에 기반한 유전자 교정 기술, 즉 ‘Gene Targeting’을 활용해 작물에서 긴 DNA 조각을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교체하는 차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기술은 높은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많은 도전이 따랐으나 프라임 에디팅 기술이 최초로 동물 시스템에서 보고된 직 후, 연구팀은 이 기술을 작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즉시 시작했다. 이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정밀한 유전적 조작을 가능하게 해 식물 과학 및 농업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하면서 어렸웠던 점이나 장애 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했는지?

프라임 에디팅 기술은 개념적으로 혁신적이지만 이를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하고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많은 도전을 요구한다.

2019년 이 기술이 소개된 이후 연구팀은 쌍떡잎식물인 토마토와 담배에 이 기술을 적용하려 했으나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다른 글로벌 연구팀들도 겪고 있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시험 결과들을 종합하여 'Biodesign Research' 저널에 '토마토에서 프라임 에디팅 활용의 장애와 잠재적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전 ‘Gene Targeting’ 및 프라임 에디팅 실패 연구에서 축적한 기술적 노하우와 동물 및 단자엽 작물에서 이루어진 타 연구팀들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재구성하는 합성생물학적 재설계를 통해 결국 매우 성공적인 프라임 에디팅 기술을 확보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연구에서의 실패가 최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 성과는 다양한 기술적 부품이 결합된 복합적인 혁신을 통해 탄생했다.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지만, 핵심적인 성과는 쌍떡잎식물에서 유전자가위를 충분히 발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겉보기에는 간단한 솔루션이지만, 실제로는 쌍떡잎식물 세포에서 구현하기까지 많은 도전이 따랐다.

이를 통해 우리 연구팀은 기존에 쌍떡잎식물에서 활용할 수 없었던 프라임 에디팅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초 연구뿐 아니라 식물 육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며, 새로운 유전자 편집 도구의 사용이 가능해짐으로써 식물 과학 및 농업 기술 분야에 혁신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연구팀은 프라임 에디팅 기술을 특허화했고, 일부는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유전자 교정 서비스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특정 유전자에 작은 펩타이드 표지를 추가함으로써 단백질의 합성, 세포 내 이동, 상호작용 및 분해 등을 유전체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특정 단백질의 점 돌연변이를 통해 단백질의 기능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유전자 기능을 제거하거나 약화시키던 방법을 넘어 더 많은 유전자를 표적으로 해 강력하게 유전자 기능을 발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기술을 더 많은 쌍떡잎식물에 적용해 실용화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식물 과학과 작물 육종 분야에서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 계획은?

프라임 에디팅 기술은 현재 약 50개의 염기 수정에 제한된 범위를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의 초기 연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긴 DNA 조각을 효율적으로 대체하거나 삽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우리 연구팀은 프라임 에디팅 기술을 개선하고, 이를 ‘Gene Targeting’ 기술과 융합하여 긴 DNA 염기의 교정이 가능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산업계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다양한 작물에 적용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작물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자 소개

김재연 교수(책임 교신저자)

김재연 경상국립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책임 교신저자). 이상 경상국립대

1. 인적사항

소속: 경상국립대/(주)눌라바이오

전화: 010-4119-4449

e-mail: kimjy@gnu.ac.kr

2. 학력

1998년 파리11대학교(프랑스) 박사(식물분자세포생리학)

1992년 한국과학기술원 석사(생물공학과)

1990년 서울대 학사(농화학과)

3. 경력 사항

2022년~현재 ㈜눌라바이오 대표

2003년~현재 경상국립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2019년~2022년 한국신육종혁신기술연구회 창립 및 초대회장

2000년~2003년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미) 연구원

1998년~2000년 Warwick University(영) 연구원

3. 전문 분야 정보

작물유전자가위 개발

작물유전자교정기술 개발

식물합성생물학

3. 연구 지원 정보

2020년~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2022년~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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