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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몸살'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빈집 매입해 생활체험관 운영

사하구, 빈집 매입해 생활체험관 운영 
관광객 80% 외국인…체류 시간 1시간 이내 절반 넘어

천진영 기자 승인 2024.12.20 05:47 의견 0

부산 사하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감천문화마을에 빈집을 활용한 생활체험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대다수이고 체류 시간도 짧아 경제적 효과가 작고 주민 사생활 침해 민원이 끊이지 않아, 한국의 가정집 생활을 경험케 하면 마을 집을 엿보는 행태가 줄고, 체류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는 판단했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전경

감천문화마을 조형물들. '비짓 부산' 캡처

감천문화마울은 산허리에 자리를 잡아 하늘에 금방이라도 닿을 것만 같은 형형색색의 지붕에다 다닥다닥 붙여 지은 계단식 집, 그 사이 사이로 난 산복도로가 마을 전체를 포근하게 감싼다.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 속에 보기드문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부산 사하구 감천동 천마마을 전경. 부산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부산 사하구는 19일 5억 원을 들여 빈집을 사들여 내년 1월부터 생활체험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생활체험관은 1950~60년대 피난민 삶의 흔적과 주민 생활을 느낄 수 있는 형태로 꾸며진다.

생활체험관은 이곳 감천문화마을에 있는 부산교육역사관, 감천작은박물관과 연계해 마을의 역사를 엿볼 기회도 제공한다.

사하구 도시재생과는 “빈집을 몇 채 매입하고 생활체험관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계획은 정하지 않았다”며 “생활체험관을 운영해보고 효과가 좋으면 빈집을 숙박시설이나 마을형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감천문화마을은 지난 2011년 도시재생사업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등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방문객의 체류 시간도 짧아 경제적 효과도 작았다.

사하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감천문화마을 방문객 수는 175만 명으로 80% 정도는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가 커피숍 등을 운영해 거둔 이익은 2억 2000만원에 불과해 빛좋은 개살구였다.

이에 사하구는 전문 기업 용역을 통해 '감천문화마을 관광 활성화 마스터플랜'을 짰다.

이 용역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체류 시간은 1시간 이내가 56.9%로 가장 많았고, 4시간을 넘긴 것은 고작 9%에 불과했다.

상당수 방문 외국인은 거주하는 집을 들여다볼 때가 많아 사생활 침해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거 공간과 관광 공간을 분리해 달라는 민원이다.

이에 사하구는 빈집이 군집인 지역은 골목길에 벽화 등 그림 등으로 개발해 공개하고 주민 밀집 지역은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광객 출입을 일부 제한하기로 했다.

사하구는 내년 초 조례를 개정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감천문화마을을 특별관리지역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전국 최초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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