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경남 진주시 진성면 동산리 월정마을에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진성면청년회가 주최한 이날 달집태우기는 진주에서 하는 행사 중 규모가 큰 편입니다.
2년 전까진 진성삼거리 근처 진성면사무소 옆 공터에서 했는데, 장소를 옮겨 이태를 이곳에서 개최합니다.
진성면 동산리 월정마을에 세워져 있는 달집 모습. 진성면사무소가 있는 진성삼거리에서 월아산 질매재로 가는 길목에 마련됐다.
행사장 전경. 왼쪽은 면민들이 달집 태우기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는 곳이고, 오른쪽은 달집 모습이다. 오른쪽은 월정마을이고 저 멀리 구름이 자욱한 곳은 월아산 질매재로 가는 길이다.
달집 태우기 행사는 이날 새벽에 내린 많은 눈과 이어 오전에 내린 비로 인해 정상적으로 열릴 지 주최 측에선 노심초사 했었습니다.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치고 행사 시작 전에는 구름마저 많이 걷히면서 무난하게 마무리 됐습니다.
달집에 들인 불이 타오르자 자리를 지키던 면민들은 올 한 해도 모든 액운을 떨치고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했습니다.
진성면풍물단 풍물패가 달집에 불이 들어가기 전에 제단이 차려진 달집 주변을 돌며 행사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먼저 달집 태우기 행사의 백미인 '불 타는 달집'을 소개합니다.
불을 들인 달집이 활활 타며 묵은 액운을 태우는 모습. 달집 안에는 면민들이 가져온 묵은 속옷 등을 넣고, 달집 둘레엔 한해 소원을 담은 소원지들을 걸어 액운을 없애고 복이 들어오기를 기원했다.
달집 불길이 화염을 거세게 뿜으며 초저녁 월정마을 들판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활활 타오르던 불길이 상서로운 혼불인 양 토막을 내며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달집 맨 꼭대기 대나무 잎에도 불이 옮겨붙어 커다란 원형을 그리며 붉게 물들었다.
거센 불길에 세워져 있던 대나무가 타면서 달집 형태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왼쪽 불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오후 4시 30분쯤 진성면풍물단의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달구었고, 면민들은 1년 만에 열린 기복(복을 빔) 행사장에서 따끈한 국물에 귀밝이술을 주고받으며 건강하고 즐거운 한 해를 기원했습니다.
이어 오후 5시 30분에는 이날의 주 행사인 달집에 불이 들어갔습니다.
앞서 내린 눈과 비로 날씨가 끄무레해 행사가 계획대로 잔행될까 했는데 행사 시작 무렵 구름도 걷히기 시작했고 구경 나온 면민들의 수도 2년 전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눈과 비에 달집이 축축해진 탓인지 타는 시간은 더 오래 걸렸습니다.
▶제례 올리는 모습
달집 태우기에 앞서 달집 앞에 마련된 제단에서 제례를 올렸는데 초혼관에는 지외식 진성면장, 아헌관 정용학 진주시의원(기획문화위원장), 종헌관에는 오승환 진성면청년회장이 맡아 잔을 올렸습니다.
웅장한 정월대보름 달집 모습. 돼지머리 고기 제단도 마련됐고 긴 천엔 농사의 풍년(농자천하지대본)과 가정의 평온(가화만사성)을 기원하는 문구를 써넣어 걸었다. 진성면청년회가 추운 날씨 속에서 며칠 동안 대나무와 소나무 가지 등을 마련해 새끼로 얽어 세웠다.
한 가정에서 달집 안에 넣어 태울 묵은 속옷 등을 넣은 봉지. 주민은 인근 식당에서 기자에게 보여주며 준비한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달집 주위에 면민들이 저마다의 한 해 바람울 적은 소원지가 둘러처져 있다.
달집 태우기 알림 현수막과 빼곡하게 붙인 소원지들. 면민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원지에 담아쓴 바람 만큼 복이 들어오기를 기원했다.
제례를 올리려는 주요 인사들이 제단 앞에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호 진성면 이장단협의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정용학 진주시의회 기획문화위원장(가운데), 지외식 진성면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초혼관인 지외식 진성면장이 맨처음 올 한해 면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절을 하고 있다.
지외식 진성면장이 큰절을 올리는 모습. 지 면장은 지난해 12월 부임해 이곳 달집태우기 행사엔 처음 참석했다.
달집에 제례를 올리는 전체 모습. 진성면 동산리 월정마을 들판 가운데 차려졌다.
▶달집에 불을 들이는 모습
기사 맨 앞에 달집이 불타는 모습을 먼저 소개했습니다만, 순서로 보면 불을 붙이는 모습이 먼저입니다.
불 타는 달집 모습이 이날 행사의 메인임을 고려한 것이니 감안해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행사에 참석한 진성면 주요 인사들이 불을 붙인 막대기를 들고 달집에 붙이려하고 있다.
달집에 불을 붙이는 모습은 한편으론 엄숙해 보인다. 구경 나온 면민들에게도 이 장면은 묵은 것을 버리고 만복의 한 해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달집에 불이 들어간 모습. 불이 쉽게 붙는 볏짚에 먼저 불이 붙고 있다.
달집에 붙은 불이 서서히 사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달집 아래쪽에 불이 완전히 붙자 달집 몸체에서 뿌연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불길이 희뿌연 연기를 구름처럼 뿜어내면서 거세지고 있다.
불이 달집 아래쪽에 완전히 붙어 활활 타고 있다. 연기도 더 자욱해졌다.
달집 몸체가 불길에 허물어진 뒤 거세게 타고 있다. 지난 액기를 모조리 불 태우려는 듯 화기가 매우 좋다.
달집 주위 도로변에 많은 면민이 모여 있다. 달집에 불을 붙이기 직전의 분위기다.
달집 주위엔 많은 면민이 불 타는 달집을 바라보면서 각자의 한 해 소원을 빌고 있다.
면민들이 달집이 타는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는 모습들
무슨 생각들을 할까? 불 구경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행운의 기운을 받아가시기를···.
달집 태우기 행사가 시작되자 장군대산(왼쪽)과 월아산 쪽에서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치고 있다.
면민들이 달집 주위 도로에서 음식을 먹으며 달집태우기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그 옆에는 행사 내내 분위기를 돋운 진성면풍물단 단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달집 태우기 행사장을 돌며 줄곧 흥을 돋운 진성면풍물단 단원들. 진성면풍물단은 진주시 풍물단 경연행사에서 4번이나 대상을 받은 수준급 팀이다. 앞줄 가운데 꽹과리를 든 키 큰 사람이 풍물단을 이끄는 상쇠 배철진(진주시 직원) 씨다.
달집 태우기에 앞서 전 진성면풍물단장인 김홍래 씨가 태평소를 불고 있다.
▶행사 내내 음식 제공에 수고한 회원들
어묵(일본어 오뎅)을 끓이고 있는 여성 봉사자들. 날씨는 매우 춥지는 않았지만 정성스레 끓인 따끈한 어묵국 맛은 일품이었다.
가자가 어묵 한 그릇을 주문하자 금방 따끈한 국물을 떠서 주었다. 쌀쌀한 날씨엔 어묵국이 최고다.
축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 따끈한 어묵이 항시 대기했고, 가오리무침 등 안주는 준비한 막걸리, 소주와 잘 어울렸다. 음식은 진성면청년회에서 준비해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간이 탁자들을 중심으로 실시간 150명 정도의 면민이 음식을 들며 새해 덕담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화재 예방 소방차도 대기
정용학 진주시의원(기획문화위원장)이 소방 대원들과 차린 음식을 먹으며 행사 안전을 위해 힘써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진주소방서 119소방차가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행사장 부근에 정차해 있다. 진주시 문산읍에 있는 문산119안전센터 소속 차량이다.
달집이 위치한 곳의 출입을 통제하는 노란 안전띠가 쳐져 있다. 실제 달집이 활활 탈 때는 벌건 불티가 관람 지점까지 날아왔다. 기자는 오리털 파카를 입었는데 뜨거운 불티가 옷에 내려앉아 구멍이 날까 신경을 꽤 쓰기도 했다. 안전이 제일이다.
행사장 입구에 평소 이곳 도로를 이용하던 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노란 안전선 띠가 쳐져 있다. 이상 진성면 월정마을에서 정창현 기자
■ 취재를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정창현 기자
진성면청년회가 해마다 준비하는 '정원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는 진주시 관내에서 열리는 달집 태우기 행사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큽니다.
진주시 하대동 남강변에서 하는 달집 태우기 행사가 시내에서 한다는 측면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진성면 행사는 최고 수준의 진성면풍물단이 가세해 해마다 볼만한 정월대보름 행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더경남뉴스는 지난해 'K-기업가정신센터(옛 지수초교)'가 있는 지수면 행사를 소개했고, 이곳 진성면 행사는 2년 전과 올해 두 번을 방문했습니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가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4시 30분쯤 카메라를 메고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