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독자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사진물도, 에세이(수필)성 글도 환영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성 콘텐츠가 소개되는 코너입니다. 먼저 시작한 독자 중엔 전문기자 수준의 사진물을 생산해 내는 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경남뉴스는 앞으로 다양한 독자 코너를 마련해 숨어있는 '끼'를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애독과 참여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내일(12일)은 을사년((乙巳年) 정원대보름입니다. 음력으로 1월 15일, 즉 1년 중 보름달이 가장 크게 뜨는 날입니다.
정월대보름을 앞둔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경남 진주시 진성면 동산리 월정마을에서 달집을 짓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며칠간 지속된 매서운 추위 속에서 진성면청년회 회원들이 면민들의 한해 안녕을 빌어줄 달집 공간을 만드느라 분주했습니다.
내일 정원대보름날 달이 떠오를 즈음인, 늦은 오후 달집에 불을 붙입니다. 현장에 나온 진성 면민들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가족의 건강 등 가정에 만복(萬福·온갖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지요.
주민들에겐 오랜만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달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달집의 지주 역할을 하는 장대를 세웁니다. 높이가 30m 정도 돼 보이는데 맨 위에 보이는 것은 대나무 잎입니다.
남해고속도로 진성IC가 있는 진성삼거리 진성면사무소 앞에는 '진성면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현수막이 걸려 사전 분위기를 띠우고 있습니다.
내일 이곳에는 달집을 중심으로 흥겨운 지신밟기도 진행되고, 제를 올릴 때 사용한 돼지 머리고기 안주와 함께 면민들이 마실 막걸리도 준비된다고 합니다.
지신밟기란 땅을 밟으면서 땅신을 위로하고 진정시킨다는 뜻으로, 농악패가 달집 등 주위를 돌면서 흥을 돋웁니다. 악귀를 몰아내고 착한 신을 불러들여 풍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민족 고유의 민속놀이이지요.
마을 간의 왕래가 끊기다시피 한 지금 시대에, 오랜만에 바람도 쐴 겸 달집 태우기 행사장에 나와 안부도 묻고 사는 이야기도 나누시기를 바랍니다.
진성면청년회 회원들이 길다란 대나무를 세운 뒤 그 주위를 얽을 소나무 가지 등을 준비해 놓았네요. 이들 나무 가지가 다 얽어지면 멋지고 웅장한 대보름달집이 지어집니다.
달집 형태가 완성됐습니다. 소나무 가지와 작은 대나무 등으로 얽었습니다. 포클레인 등도 동원됐네요. 사방으로 땅에 말뚝(대못 형태)을 박은 뒤 줄을 팽팽하게 해 기울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달집 형태를 다 만든 후엔 짚을 달집 주위로 감쌉니다. 한해의 안녕을 비는 제례가 끝나면 불을 붙이는데 활활 잘 타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진성면청년회 회원들이 달집 짓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과 '가화만사성' 등의 현수막도 큼지막하게 걸렸습니다.
달집 꼭대기에 세 가닥의 나무 잎이 웅장한 달집의 기상을 보여주고 있다.
정월대보름 달집의 전체 자태. 대보름날, 올 한해 복을 빌려는 면민들이 많이 오기를 기다리는 듯하네요.
'농자천하지대본'과 '가화만사성' 현수막 아래 달집 안으로 통하는 문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문 앞에선 대보름날(12일)에 제단이 차려지고, 주민들은 한해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빌며 제례를 올립니다. 이상 독자 정주현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