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남 진주시 진성면 진성삼거리, 면사무소 옆에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는 보름달이 떠오르는 시간대인 오후 5시쯤 진성면풍물단의 풍물패놀이를 시작으로 분위기가 달궈졌고 주민 2백여명이 지켜보았습니다.
달집에 붙인 불길이 활활 타오르자 자리를 함께한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올 한 해도 모든 액운을 떨쳐내고 복이 깃들기를 기원했습니다.
진성면청년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엔 신종우 진주시 부시장과 김영숙 진성면장도 참석해 지역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정창현 발행인 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예전 정월대보름날엔 마을 장정들이 아침 일찍 야산에 올라 소나무를 베서 달집을 짓는 마을의 장소로 끌고왔었지요. 달집엔 큰 대나무도 세우고 얽는데, 마을 대나무밭에서 쪄왔고요. 이들 풍경은 마을에 사람이 많이 살 때의 일입니다.
달집엔 지난해에 입던 옷가지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대문에 가로로 걸던 새끼줄(금줄) 등 헌 물건들을 가져나와 달집에 겁니다. 겨우내 날리던 방패연, 가오리연 등도 갖고나와 달집 위에 걸어두지요. 악귀가 머물 수 있는 묵은 것을 태워 없애고 새롭게 한해를 맞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달집태우기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3년간에도 중단 없이 했었지만, 특히 이날은 수많은 주민이 행사장에 나와 마을과 개인의 한해 안녕을 정성껏 빌었습니다.
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을 하고서 귀향한 이 모 씨는 "너무 오랜만에 달집태우기 풍속을 보니 어리던 옛날 생각이 나는 등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달집에 불을 붙이는 시간에 진성삼거리 하늘에선 수십마리의 기러기떼가 삼각편대로 지나가면서 '축하 비행'을 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소원을 빌던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달집태우기 행사에 때맞춰 새떼가 지나는 걸 보니 올 한해 대단한 행운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오늘 날씨도 쾌청해 하는 일에 대박이 나길 기대해보겠다"고 기뻐했다.
다음은 소방당국의 화재 예방 예행연습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