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홍보에 비해 부실하고 허술한 운영으로 비난을 빚은 부산 기장 ‘세계라면축제’ 내 일부 시설이 무허가로 운영됐다며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 기장군은 13일 무허가 음식 판매 시설을 운영한 혐의로 세계라면축제 운영사인 ‘희망보트’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부산 기장군 세계라면축제가 열린 행사장의 휑한 모습. 독자 제공
기장군청에 따르면 축제 현장에서 닭꼬치, 아이스크림 등 식품과 음료를 판매한 시설 4곳이 정식 영업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해당 시설에 대해 문의가 들어왔을 때 허가를 내주지 않았음에도 그냥 진행됐다”면서 “운영사 소재지인 서울 서초경찰서로 고발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부산 기장 세계라면축제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 SNS
세계라면축제는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열렸다.
앞서 주최 측은 국산 라면을 비롯해 일본, 태국, 베트남, 미국, 프랑스 등 15개국 2200여 종의 라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또 글로벌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 시상식인 '미슐랭 브랜드 대상'을 비롯해 일반 참여자들의 창작 요리 경연 대회, 라면요리왕 선발 대회, 라면 시식 토너먼트 라면파이터 등 다양한 공연·체험 콘텐츠가 마련된다고 알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뜨거운 물이 부족해 라면을 먹기 위해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고, 라면 종류도 없을 땐 3개 브랜드만 준비돼 비난을 받았다.
지난 3일 축제를 찾았다는 한 방문객은 라면축제 홈페이지에 “행사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입장료 1만원에 비해 현장 운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내가 본 라면은 신라면, 오징어짬뽕, 김치도시락 컵라면들과 일부 저가 해외 봉지라면들뿐이었다”고 비난했다.
주요 행사인 초대가수 공연과 EDM 파티 등이 취소됐지만 홈페이지에는 공지조차 올라오지 않았다.
이에 방문객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편의점보다 종류가 더 없다”, “돈 주고 난민 체험을 했다”, “제2의 잼버리 사태”라는 등의 혹평을 했다.
상황이 악화돼 방문객이 없자 지난 8일부터 푸드트럭들이 축제장에서 철수하면서 축제는 예정된 11일까지 이어지지 않고 흐지부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