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는 9일 경남도 기념물인 ‘김해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발굴조사 결과 시설 보존 상태가 양호해 분청사기 변천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발굴 결과 조선 전기(1390~1480년) 가마 1기, 폐기장 1곳, 석축시설 2기, 가야 분묘 3기와 함께 분청사기와 백자 등 유물 5000여 점이 출토돼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경남 김해시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정밀발굴 현장 전경

특히 가마는 잔존 길이 21.7m로 연소실을 5차례 개축했고 소성실도 4차례 이상 개⋅보수를 하면서 최초 조업면에서 최종 조업면까지 바닥이 약 195cm가량 높아진 모양으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폐기장은 가마 남동쪽 경사면을 따라 넓게 분포하며 교란 없이 깊이 3m 이상의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남아있어 18차에 걸친 유물 퇴적층이 분청사기의 변천과 분청사기에서 백자로의 이행 과정을 잘 보여준다.

폐기장의 퇴적 양상으로 볼 때 긴 시간 동안 경사면을 따라 완성에 실패한 자기들과 조업 관련 도구들을 폐기했다. 이들이 경사면을 따라 가마로 흘러내리지 않으면서 가마를 조성하기 쉽도록 가마와 폐기장 사이 공간에 석축시설과 말목을 사용해 고운 흙과 굵은 흙을 교대로 쌓았다.

이상 김해시

폐기장에서 분청사기가 가장 많이 출토됐다.

상감, 인화문, 음각, 귀얄, 덤벙 기법과 2가지 이상의 시문 기법을 혼용한 분청사기가 모두 출토됐다.

흑상감으로 ‘長(장)’, ‘長興(장흥)’ 새김과 백상감으로 ‘金海(김해)’, ‘金海+用(용)’, ‘金海+長興執用(장흥집용)’, ‘公(공)’, ‘公須(공수)’ 새김을 비롯해 백상감 및 귀얄로 ‘金海’, ‘金海禮賓(김해예빈)’, ‘果(과)’ 새김의 분청사기편은 공납용 자기임을 말해주는 중요한 자료다.

이처럼 상동 가마터는 조선 전기 분청사기 가마유적 중 분청사기의 요업 상황과 분청사기에서 백자로의 이행 과정 전체를 밝혀 줄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유적이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상동면은 조선 분청사기와 백자의 중요 생산지로 시민과 지역주민들이 발굴 현장과 출토 유물들을 관람하며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2016년 시굴 및 폐기장 일부 발굴조사에서 중앙관청과 김해읍성의 관청용 공납 자기를 생산하던 김해도호부의 하품자기소로 인정돼 2017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