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박사' 윤무부(84)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광복절인 15일 밤 12시쯤 별세했다. 고인은 생전 국내 조류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재활에 성공했으나 올해 6월 재발해 투병해왔다.
지난 2023년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윤무부 교수 모습
1941년 경남 통영군 장승포읍(현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태어나 경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에 사는 휘파람새 Song의 지리적 변이' 논문으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2006년까지 경희대에서 강의를 한 뒤 2006∼2014년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로 지냈다.
1967년 대학원 재학 때 경기 광릉수목원(현 국립수목원) 탐조여행에서 폭우에 휩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고인은 19년 전 강원도에서 새를 보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지난 2023년에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2006년에 강원 철원에서 새 보다가 추워서 뇌경색이 왔다. 메스껍고 토할 것 같고 어지러우면 약 먹으면 되는데 그날은 약이 안 들었다. 응급실에 가니까 의사가 너무 늦었다고 했다"며 "뇌경색은 3시간 이내에 와야 고치는데 나는 3일 만에 가니까 의사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의사가 와서 장례 준비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고인은 "온몸에 마비가 와서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새 때문에 죽어라고 재활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뇌경색을 앓은 뒤엔 휠체어에 카메라를 고정한 채 새를 찍으러 다녔다.
'새 박사' 윤무부 교수가 2개월 반 전인 지난 5월 23일 KBS 2TV '생생정보'에 나와 근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방송 직후 병이 재발해 입원 투병을 해 왔다. 방송 화면 캡처
고인은 KBS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해설위원 등 TV에 출연하며 새들의 먹이 활동, 번식 등 생태를 일반인이 알기 쉽게 전달해 '새 박사'로 불렸다. 1980∼1990년대 CF 광고도 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새'(1987년), '한국의 텃새'(1990년), '한국의 철새'(1990년), '한국의 새'(1992년), '한국의 자연탐험'(1993년) 등 저서를 남겼다. 1994년에는 '윤무부 교수의 자연탐사 비디오'를 내기도 했다.
한국 동물학회 이사(1990년), 문화체육부 문화재전문위원회 전문위원(1994~1995년), 유엔 평화홍보대사(2001년)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애 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빈 장례식장 203호실, 발인 17일 오전 8시30분, 장지는 경기 양평군 별그리다이다. 발인은 17일. (02)958-9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