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헷갈리는 낱말을 찾아 독자와 함께 풀어보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지도편달과 함께 좋은 사례 제보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요즘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분이 많습니다. 만드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답니다.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 모두가 '창조'란 점에서 매력을 더한다고 합니다. 음식 인증샷이 기본 중의 기본이 된지도 오래입니다. 음식 만들기는 여자만이 하는 것으로 여겨 '부엌데기'(남의 집살이를 하는 아낙)란 하칭을 쓰기도 했는데, 지금은 여자나 남자나 직접 음식을 만드는 붐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단어 중에 자주 쓰는 게 조리와 요리입니다. 한자로는 調理(조리)와 料理(요리)입니다.
독자분들은 대별이 잘 됩니까? 단지 쓰는 용도에 따른 어감 차이일까요?
많은 분이 "조리나 요리, 그게 그거지"라고 말할 듯합니다.
어느 호텔 조리사가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논문 관련 자문을 받으려 갔더니 연구원이 "선생님은 조리사요, 요리사요?"라고 물었다는 말을 들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호텔 조리사의 말입니다. "연구원님! 어떠한 차이가 있지요?". 호텔의 전문 조리사도 평소에 개념 차이를 염두해 두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 조리와 요리, 차이 있다
간단히 대별하면 조리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 즉 요리의 기술'이고, 요리는 '만들어 놓은 음식, 조리의 결과물'을 통칭합니다. 즉, 조리는 음식에 예술을 입히는 테크닉(기술)이고, 요리에는 조리의 뜻이 포함돼 있고, 만드는 과정도 내포돼 있습니다.
따라서 조리는 음식의 맛과 멋, 영양 효과를 위한 조작 과정에 그 의미를 더하고, 요리는 계측과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음식물을 의미합니다.
덧붙여 중간 결론을 내보겠습니다.
일상에서 조리와 요리는 큰 차별이 없이 쓰이지만,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다릅니다.
먼저 두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 차이를 찾아보겠습니다.
조리(調理·cooking)에서의 조(調)는 '갖추다, 마련하다, 준비하다'이고, 리(理)는 '다스리다, 바르게 되다, 좋아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조리는 '갖추거나 준비하고, 다스려서 좋아진다'로 해석해 먹을 식품을 만들게 하는 것, 즉 그 과정을 말합니다.
요리(料理·dish 또는 cooking)는 조리 기술로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음식입니다. 조작을 의미하는 조리보다 넓은 의미이지요. "요리를 가져오라"고 하지 "조리를 가져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요리, 일본요리, 중국요리로 표현하는 경우와 일품요리와 같은 메뉴 형식으로 표시하는 경우에는 요리라고 합니다.
그럼 '요리를 한다'를 해야 할까요 '조리를 한다'고 할까요?
최종 결론을 내겠습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일상에서 하는 "요리를 한다"는 말은 "조리를 한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다시 말하면 '조리를 한다'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만든다는 뜻이고, '요리'는 조리를 해서 만든 음식이지요.
"조리를 잘해 맛잇는 요리가 됐다"는 문장을 사례로 들면서 둘 간을 대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