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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감염병 학계도 코로나19 후유증 대응 '발등의 불'

유럽 미생물학 감염병 협회 총회, '롱 코비드'에 관심
'코로나19 환자 60%, 후유증 최소 1년 지속' 등 보고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4.28 13:11 의견 0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조금씩 잦아들지만 '코로나 감염 후유증', 일명 '롱 코비드'(long COVID) 문제가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롱 코비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환자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유형의 후유증이다.

롱 코비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라는 표현을 쓰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젠 롱 코비드가 코로나 팬데믹 못지않은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 23∼2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 감염병 협회' 총회(ECCMID)에서도 롱 코비드가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주요 보고서 내용을 살펴봤다.

신종 코로나(녹색)에 감염된 애팝토시스(자멸사) 세포의 전자현미경 사진. 미 NIAID(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제공

룩셈부르크 건강 연구소(LIH)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289명(여성 50.2%, 평균 연령 40.2세)을 확진 1년 뒤까지 추적했다.

64개 유형의 롱 코비드 증상을 놓고 설문조사를 한 뒤 초기 감염의 중증도에 따라 무증상·경증 및 중등도·중증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그룹별로 최하 25%에서 최고 40%가 롱 코비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증이 심할수록 롱 코비드를 앓는 기간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15주 안에 감염증이 치료되지 않은 환자(전체의 59.5%)는 최소 1년간 피로, 호흡 곤란 등의 후유증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겪었다.

세부적으로 계속 피로감을 느낀 환자가 34.3%, 호흡계 증상으로 삶의 질이 나빠진 환자가 12.9%, 지속적인 수면 장애에 시달린 환자가 54.2%였다.

중등도 및 중증 환자가 1년간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을 위험은 무증상 환자의 두 배였다.

또 중등도 및 중증 코로나19가 1년이 지난 뒤 수면 장애와 연관될 가능성은 각각 무증상의 38.6%, 63.8%였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과학자들도 코로나19 중증도와 롱 코비드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했다.

스톡홀름에 사는 만 18세 이상 주민 20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cohort study) 결과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로 코호트를 구성했다. 이 중엔 롱 코비드 진단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었다.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을수록 롱 코비드 위험도 커진다는 게 다시 확인됐다.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경우엔 약 3분의 1(32%)이 롱 코비드를 겪었다. 입원만 했을 땐 6%, 외래 환자였을 땐 1%로 롱 코비드 발생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입원 환자와 중환자실 환자에겐 '숨 가쁨'(shortness of breath)이 가장 흔한 롱 코비드 증상(입원 23%, 중환자실 39%)이었다. 이와 달리 외래 환자에게 '피로감'(26%)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경증인 경우엔 여성의 롱 코비드 위험이 남성의 두 배를 넘었고, 입원 환자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중환자실 그룹에선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롱 코비드 환자의 외래 진료 비율은 최초 감염 후 10∼12개월이 지났을 때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의료계의 롱 코비드 부담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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