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대표 성곽인 '함안 안곡산성', 경남도 문화재 지정
독특한 토목기술로 쌓은 산성, 역사적 가치 높아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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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23:29 | 최종 수정 2022.09.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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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16일 가야문화권 주요 성곽유적인 ‘함안 안곡산성’을 도문화재(기념물)로 지정했다.
함안 안곡산성은 함안군 칠서면 회산리 일원에 위치한 안국산(해발343m) 정상부에 축조된 좁고 긴 형태의 테뫼식(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성벽을 두른 산성) 산성(둘레 1231m)으로 내성과 외성으로 이루어진 복곽성(複郭城)이다.
안곡산성은 아라가야 영역의 동쪽 끝에 위치한데다 낙동강과 창녕 남부지역이 잘 조망되는 곳이어서 그동안 아라가야가 신라 등 주변세력의 침입을 대비해 군사적 요충지에 쌓은 산성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지난 2017~2018년 ‘함안군 가야연구사업’으로 첫 학술발굴을 했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의 ‘경남도 가야문화재 조사연구지원’을 통해 산성의 내성 구간 발굴조사와 정확한 범위 확인을 위한 측량 및 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안곡산성은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후반 흙과 돌로 함께 쌓아 올린 토석혼축(土石混築)의 산성임이 밝혀졌다. 특히 성벽 내부에서는 나무기둥과 석축을 함께 활용해 상부의 수직압력을 분산하고 붕괴를 방지하는 토목공법도 확인됐다.
이러한 공법은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의 대형봉토분에서도 확인되는데 지형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견고한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아라가야 특유의 토목기술이다.
이에 안곡산성은 고분군 축조기술을 성곽 축조에 접목한 특별한 사례로서 고대 성곽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경남도문화재로 지정했다.
박성재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안곡산성의 문화재 지정은 그동안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중요 가야성곽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역사문화권 정비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가야문화권의 역사복원에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함안 우거리토기가마군, 양산 다방동패총, 합천 소오리고분군 등 최근 학술조사로 학술적, 보존적 가치가 새롭게 밝혀진 다양한 성격의 가야유적들에 대한 경남도문화재 지정도 잇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