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합천 주민 무시 하는 부산 물공급 일방 추진 결사 반대한다(정화섭 경남 합천군 쌍책면 주민자치위원장)
더경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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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2 18:35 | 최종 수정 2022.07.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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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생명의 근원.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시가 형성되고, 식수 및 공장용수 등 물 사용처가 늘어나면서 계절적, 지역적으로 일정치 않은 물을 어떻게 모아서 활용하는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 구분된 지자체에서 물 문제는 정치적 논리까지 확대되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양상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합천. 그 속에 합천의 젖줄인 황강. 황강은 인구 5만이 대대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신선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근원이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 계획과 관련하여 합천군민의 한사람으로 강력 반대한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취수장 설치문제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동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군민 동의없이 정부는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기획재정부 ‘황강물 부산공급 사업’이 예비타당성(예타)통과 했다고 하면서 ‘부산시만 30년 숙원사업 해결 물꼬를 텄다’고 크게 보도되고 연이어 합천물이 부산에 공급되는 양 부산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합천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으로서 분노를 금치 못한다.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시는 언론은 부산 시민들을 현혹하고 지자체간 싸움을 부추긴다. 책임져야 한다
지금 합천댐에 와보라. 바닥이 드러나 황폐하기 그지없다. 89년 댐건설 이후 유량 부족으로 황강 하상 밀림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하류 지역은 농업용수 부족으로 영농에 애로가 있다. 황강 줄기 18개소에서 농번기 양수 활동을 하면 하류지역 청덕면은 때아닌 농번기에 갈수기를 겪을 정도다.
과거 30년간 합천댐 평균 저수율이 54%로 이를 기준으로 볼때 일 19만t이 취수 가능하다고 추정되는데 45만ㅅ의 물을 가져가면 합천군은 메마른 지역으로 바뀐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 내 친척들이 살고 있는 하류 지역에 같이 먹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주민의견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추진은 안된다.
1996년 황강취수장 설치 계획에 대해 합천군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사업 철회되고 타지역 취수원 확보 계획이 검토되다가 해당지역 반대로 다시 우리 지역으로 온다는 건 합천군민으로 자존심을 짓밟는 가혹한 행위다. 20년 8월 합천댐 과다 방류로 인한 인재는 우리 군민 모두가 합천댐 수량관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상수원보호구역 등 추가 규제 없이 기존 시설로 한다고 하지만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지 않았는가?
더 맑은 물을 먹기 위해 상류지역 규제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에도 황강은 자연생태 1등급으로 묶여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 또한 취수원으로 지정되면 더 강화될 것이다
이제라도 주민동의 없이 일방통행 정책 추진은 5만 합천 군민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결국 보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 전 군민의 단결로 합천군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