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규모의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기념물 제280호) 정비공사를 문화재청과 협의 없이 진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해시는 6일 구산동 지석묘 훼손에 대한 입장문에서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렸다”며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앞으로 문화재청 조치 결과에 따라 복원 정비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해시는 오랫동안 햇빛, 비바람에 훼손된 바닥돌을 하나하나 손으로 빼 고압 세척, 표면 강화처리를 한 후 다시 그 자리에 박아넣었고 중장비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세계 최대 규모급 지석묘(고인돌)로 확인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모습. 김해시 제공

구산동 지석묘는 지난 2006년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유적이다.

고고학계는 고인돌 상석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 시설이 1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판단했다.

김해시는 발굴 당시 지석묘 규모가 매우 크고 예산 확보 등이 어려워 도로의 흙을 채워 보존했다.

이후 구산동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 김해시는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해 2020년 12월부터 고인돌 복원·정비 사업을 했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전경. 김해시 제공

하지만 문화재청은 지난 5일 정비사업 도중 시공사가 묘역을 표시하는 바닥돌(박석)을 걷어내고, 하부 문화층(文化層·유물이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건드려 일부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은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형대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다.

문화재청은 현상변경을 하려면 별도의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하는데 이번 정비공사 과정에서는 보존대책이 수립되지 않았고,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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