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삼성 갤럭시 쓸 이유가 없다"…통화 녹음 징역 10년형 법안 제출에 '와글와글'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8.23 14:19 의견 0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 내용을 녹음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법안이 발의되자 불똥이 '삼성 폰'으로 튀고 있다.

아이폰에는 녹음 기능이 없고, 삼성 폰에는 녹음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고 통화 중에 상대방의 녹음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샤오미 등 중국 일부 제품과 구글 픽셀폰 등은 녹음이 되지만 상대방에게 녹음 중이란 알림 메시지가 뜬다.

23일 휴대전화 업계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음성권’ 보장을 기반으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나 대화를 녹음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갤럭시폰 녹음 기능. '녹음 중지'를 누르면 녹음

바뀌는 내용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는 현재의 조항을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며, 대화 참여자는 대화 상대 모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로 고쳤다.

한쪽의 통화 당사자가 자의적으로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다른 한쪽의 사생활의 자유 또는 통신 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휴대전화 등 통화녹음 시 모든 대화 상대가 동의해야 녹음이 가능하다.

현재 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 미국의 13개 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통화를 녹음할 수 없게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이폰은 이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폰에는 통화 녹음 기능이 탑재돼 있다.

unsplash 제공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갤럭시폰 이용자들은 "갤럭시폰은 삼성 페이와 통화 녹음 기능 때문에 쓰는데 녹음이 안 되면 절반의 이유가 사라지는 것" "국회에서 아이폰을 써라고 권장하는 수준"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최경진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은 지난 2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최근 개인정보 보호 또는 사생활 영역 범위 강화를 고려할 때 이 같은 법안 개정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범죄의 피해자 등 경우에 따라서 (통화 녹음을) 민·형사상 증거로 활용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것이 모두 막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음성권도 어디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어디까지 제한돼야 되는 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어 고민해 볼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상대방의 동의 없는 녹음은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어느 정도 바람직하지만, 먼저 국민 공감대 형성와 함께 국내 업체를 상대로 관련 기술적 조치를 요구해야 역차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