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교체 후 14분 만에 3방'···콘테 감독 "30분 만에 3골을 넣으면 교체 실험 반복할 수도"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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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8 10:36 | 최종 수정 2022.09.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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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같은 수준의 선수를 벤치에 두는 건 경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30분 만에 3골을 넣으면 이런 실험을 반복할 수도 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18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2022~2023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홈 경기를 마친 뒤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손흥민의 활약에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3골로 6-2 대승을 거두고 리그 개막 이후 무패 행진(5승 2무)을 이어갔다. 맨체스터시티에 골득실차에 밀려 2위다.
이번 시즌 공식전 8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던 손흥민이 후반 교체 출전 후 28분과 39분, 41분 득점포를 몰아친 것이 토트넘으로선 특히 고무적이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선발로 내보내다가 이날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했다. 후반 14분 교체로 나가자마자 득점의 물꼬를 터뜨렸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음 경기에선 선수들이 '제발 벤치로 보내달라'고 부탁하고 3골을 넣을 것이다. 물론 이는 농담이다"라며 기뻐했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이번 시즌 경기 전 많은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손흥민이 득점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왜 그를 빼지 않느냐고 물었다. 기억하고 있다"며 "내게 손흥민은 절대, 절대, 절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을 "정말 좋은 사람, 놀랍고 뛰어난 선수, 해리 케인과 더불어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두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을 벤치로 보낸 것을 비롯한 로테이션은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한 것이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샤를리송, 케인, 손흥민, 데얀 쿨루세브스키, 루카스 모라, 브리안 힐 등을 보유한 건 내게 로테이션의 가능성을 준다"며 "A매치 휴식기 이후 12경기를 연이어 치르게 되는데, 반드시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내리는 결정은 늘 정직한 결정이다. 이기고 싶고, 선수들이 팀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동료들도 손흥민의 극적인 부활을 일제히 반겼다.
손흥민과 EPL '최고의 듀오'인 케인은 SNS에 손흥민의 득점 축하 사진과 함께 "결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둘은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손흥민 대신 선발로 나서 케인, 쿨루세브스키와 공격진을 이끈 히샤를리송은 라커룸에서 손흥민과 나란히 한 사진에 "축하해. 마이 브라더"라고 썼다. 사진 속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 트로피를, 히샤를리송은 손흥민의 유니폼과 공을 들고 찍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에메르송 로얄, 이브 비수마도 손흥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영국 축구 전문매체인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줬다.
토트넘 감독 출신인 팀 셔우드(잉글랜드)는 EPL 홈페이지 영상을 통해 “손흥민은 전 세계 모든 감독들의 꿈이다. 마무리, 골 결정력 등 모든 패키지를 가졌다”고 극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출신인 리오 퍼디낸드(잉글랜드)는 트위터에 자신이 지난 14일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벤치행에 대해 “신성모독 같은 소리”라고 한 기사를 공유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when life gives you lemons… score a hat-trick”이라고 적었다. 이는 ‘삶 네게 (쓴) 레몬을 준다면, (달콤한) 레모네이드로 만들어라’는 말을 인용해 ‘세상이 시련을 주면 해트트릭을 해라’라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