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지점 폐쇄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지점 폐쇄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지점의 출장소 전환도 가속화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서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국내 은행 지점 폐쇄 및 출장소 전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2022년 8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지점은 총 1112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이며 2022년 8월까지 폐쇄된 지점 수는 179개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85개(25.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신한은행 188개(16.9%), 우리은행 157개(14.1%), 국민은행 151개(13.6%), 씨티은행 88개(7.9%) 등의 순이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473개(42.5%)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227개(20.4%), 부산 74개(6.7%), 경남 63개(5.7%), 인천 51개(4.6%) 등의 순으로 수도권에서 폐쇄된 은행 지점수가 전체의 67.5%에 달했다.
지난 6년여간 폐쇄된 국내 은행 10개 지점 중 약 7개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들의 지점 폐쇄가 증가하고 있는 사유에 대한 질문에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증가, 중복점포 정리 확대 등이 점포 폐쇄의 주된 사유'라고 답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회와 언론의 은행 지점 폐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 3월부터 은행들이 점포 폐쇄를 결정하기 전에 폐쇄가 고객에게 미칠 영향과 수단 여부 등을 분석한 ‘사전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꼼수로 폐쇄 대상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고 있다.
강민국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2022년 8월까지 6년여간 지점의 출장소 전환 개수는 총 357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은행지점 출장소 전환은 2017년 95개, 2018년, 2019년 43개, 2020년 38개, 2021년 84개, 2022년 8월까지 46개로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지점을 출장소로 가장 많이 전환한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148개(41.5%)였고 다음으로 대구은행 44개, 신한은행 35개 등의 순이다.
시도별 은행 지점의 출장소로 전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시가 92개(25.8%)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도 52개, 대구시 42개 등의 순이다.
은행들이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운영비용 절감 때문이다.
지난 6년여간 가장 많은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한 국민은행의 경우 2021년 기준, 지점 평균 운영비용은 21억 7993만원에 운영인력은 11.9명인 반면, 출장소의 경우 별도의 운영예산도 없이 모점 운영비를 통합해 사용하며, 운영인력은 3.8명에 불과하다. 즉 운영인력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강민국 의원은 “아무리 점포 폐쇄가 은행의 경영 자율성이라고는 하나 은행이 적자도 아닌데 단순히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은행 거래증가를 이유로 점포를 폐쇄한다는 것은 은행이 가진 공공성은 배제한 채, 스마트폰과 자동현금인출기(ATM) 사용이 불편한 금융소외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 서비스 권리를 무시한 처사이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은행들이 점포 폐쇄 등의 현황을 반기별로 대외 발표해 금융 소비자들에게 인지케 하고, 금융 당국의 ‘은행 지역재투자 평가’ 시, 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하여 불이익을 부여하도록 강화시켜 금융 접근성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