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는 창원 출신 조각가 김진성 씨의 모교인 홍익대 창고에서 30년간 보관된 김 작가의 유작을 건립 중인 창원시립미술관에 보존하기로 하고 지난 1일부터 보존처리작업을 시작했다. 김 작가 유족의 기증의향서도 받았다.

불혹의 나이로 짧은 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김 작가는 지난 1983년 제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조각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조각계에 떠오르는 신예작가로 관심을 받았다.

홍익대 조소과 졸업 후 조교부터 시작해 충북대, 청주대, 건국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홍익대 강사를 거쳤고 교수로 임용됐다. 교수로 임용된 그해 1991년 안타깝게 생을 마감해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고 김진성 조각가의 생전 모습

고 김진성 조각가의 작품 '떠오르는 섬'. 창원시 제공

10여 년의 짧은 작품 활동에서 그는 네 번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네번의 개인전에서 매번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으며, 그 작품 세계의 축은 대비와 통합이라는 당시 조각의 실험적 방법으로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

그의 열정과 예술혼이 담긴 작품은 1992년 홍익조각회 동료들이 개최한 추모전 이후 홍익대 조소과 창고에 봉인돼 지금까지 빛을 보지 못했다.

홍익대 창고를 정리해 유작을 보존하는데는 창원 출신의 평론가 황인 선생과 김 작가의 대학 후배인 최성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다.

김 작가의 작품은 오는 11월 준공되는 창원 박물관·미술관 임시수장고에 보존 후 12월 중순 입고한다. 현재 확인된 작품은 테라코타, 브론즈, 석고원형 등이며 창고 정리가 끝나는 10월 초 전체 작품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박미숙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장은 “창원시립미술관은 창원시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아내는 대표미술관으로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며, 잊혀진 작가를 발굴 보존 연구하는 미술관 본연의 임무 또한 지속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산업과 예술이 함께 융합되는 창원시 정체성을 살린 품격있는 미술관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대표적인 조각가를 많이 배출한 도시이다.

추상 조각의 선구자 김종영, 시메트리 조각의 절대자 문신, 국전 최초의 조각 부문 대상 수상자 박종배, 현대 추상조각의 선각자 박석원(홍익대 교수),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홍익대 교수), 그 다음 세대가 고 김진성 작가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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