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GNU) 경남문화연구원 남명학연구소(소장 강정화 한문학과 교수)는 28일 가좌캠퍼스 남명학관 남명홀에서 진주 출신의 근세기 마지막 유학자로 이름난 회봉(晦峰) 하겸진(河謙鎭)의 학문과 그 위상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는 남명학연구소가 추진하는 경남 지역 전통선비마을 연구의 일환으로, 경남의 대표적 남명연원가(南冥淵源家) 진양 하씨(晉陽 河氏) 세거지(世居地·집성촌)인 진주시 수곡면 사곡마을 연구의 마지막 기획이다.
남명학연구소는 지난 2014년 고(故) 모하(慕何) 이헌조(李憲祖·1932~2015년) 회장(전 LG전자, 경남 의령)이 기부한 ‘경상우도전통문화연구기금’에 의해 매년 경남 지역 전통선비마을 한곳을 선정해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진주 사곡마을은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년)의 문인 송정(松亭) 하수일(河受一·1553~1612년)의 가문이 모여살아 남명학통을 계승한 유서 깊은 곳이다.
남명학연구소는 지난 3년 동안 하수일을 비롯해 각재(覺齋) 하항(河沆·1538~1590년), 지명당(知命堂) 하세응(河世應·1671-1727년) 등 진양 하씨가 16인의 학문과 정신을 살폈고, 이번에 하겸진을 끝으로 사곡마을 기획을 마무리 했다.
하겸진(1870~1946년)은 면우(俛宇) 곽종석(郭鍾錫·1846~1919년)의 문인으로 한국학술사에서 문학·철학·역사·문헌 등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분야에도 빠지지 않는, 우리 지역이 낳은 근세기 마지막 유학자이다.
또 국내외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남명 정신을 통해 우리 지역을 지키고자 했던 진정한 남명학파 인물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스승이 주도한 파리장서에 누구보다 먼저 서명함으로써 대한의 독립을 염원했던 애국지사였다.
특히 올해 5월 6일에는 회봉 종가에 보관해 오던 고서 1750점이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기증돼 지역의 귀중한 옛 문헌과 자료가 소멸될 위험을 과학적 시스템으로 막게 되었고, 연구자와 지역민이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강정화 남명학연구소장은 “지역과 지역학이 미래가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회봉 하겸진은 그런 측면에서 우리 지역에도, 젊은 세대에게도 밝은 미래가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학계에서는 더 심화된 학술연구 성과로 나아가고, 지역에서는 긍지와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학술 분야 7명과 고문서 분야 1명 등 모두 8편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하겸진의 학문 연원과 학자로서의 위상(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
▪ 회봉 하겸진 후손가 기증 고문헌 소개(이정희,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
▪ 회봉 하겸진이 전하는 우리나라 한시 이야기 '동시화(東詩話)'(이미진, 경상국립대 한문학과)
▪ 연원록의 전개사에서 본 '동유학안(東儒學案)'의 의의(김기주, 계명대 Tabula Rasa College)
▪ 일제강점기 지식인 회봉 하겸진의 현실인식(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 회봉 하겸진의 경학-康有爲論語註序條辨을 중심으로(함영대, 경상국립대 한문학과)
▪ 하겸진 심성론의 의미(김낙진, 진주교육대 도덕교육과)
▪ 하겸진의 남명학 계승 활동(이영숙, 경상국립대 한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