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차 사고의 경상환자(대인Ⅱ) 치료비는 보험사가 전액 지급하지 않고 과1실책임주의가 도입돼 과실 비율에 따라 처리된다. 또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가 4주를 넘겨 장기 입원치료를 받으려면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다만 보행자는 본인 과실이 있어도 지금처럼 치료비를 전액을 보장 받는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변경해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의 대인Ⅱ 치료비 중 본인의 과실 부분은 본인보험(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 또는 자비로 처리한다.

자동차 사고 이미지. 독자 이승원 씨 제공

현재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과실 정도와 무관(100 대 0 사고는 제외)하게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의 과실과 책임이 불일치 하는 경우가 많아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다만 차량 운전자를 제외한 보행자(이륜차, 자전거 포함)는 본인의 과실이 있더라도 현재와 같이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보장한다. 보행자가 차량에 부딪힌 경우 본인의 과실분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 경상환자가 장기 치료(4주 초과)를 할 경우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금은 사고 발생 때 진단서가 없어도 기간 제한이 없이 치료 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어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보험사에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해왔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진료 기간에 따라 보험급이 지급된다.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 기준도 개선했다.

교통사고 환자가 병실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상대적으로 비싼 상급병실에 입원할 경우 의원급이 아닌 병원급 이상에만 상급병실로 인정한다.

현행 표준약관은 교통사고 환자가 병실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상급 병실(1인~3인 입원실)에 입원한 경우 보험사에서 7일 범위에서 입원료를 전액 지급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급에서 이를 악용해 입원실을 상급병실만 설치하고 고가의 상급병실료를 청구한 경우가 많았다.

이와 함께 교통사고로 차량이 경미하게 손상됐을 때 품질인증 부품을 활용한 교환수리가 적용된다. 현행 표준약관은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해 차량 경미손상에 대해 교환수리 대신 복원수리만 허용하고 있다.

이상 금감원 제공

또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중요 부품 관련 감가상각 적용 기준도 정했다.

지금은 친환경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는 차량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품으로 사고 때 실손보상 원칙에 따라 피해자는 배터리 교체비의 일부(감가상각분)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표준약관은 대물배상에서 감가상각 되는 중요한 부품을 내연기관 차량 기준으로만 예시(엔진, 변속기)하고 있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모터 및 구동용 배터리를 추가했다.

한편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28일 내년 1월 1일 자동차보험 약관 변경과 관련해 경상환자 보상 업무 프로세스 개선책을 마련했다. 소비자에게 제도 변경 내용을 충분히 알려 분쟁 발생 소지를 최소화 하려는 조치다.

자동차보험사들은 우선 사고 접수에서부터 치료비의 본인 부담금 확정 때까지 치료비 과실책임주의 도입과 관련한 유의사항을 알림톡 등을 활용해 알리기로 했다.

또 사고일로부터 4주가 지난 후에도 추가치료가 필요한데도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아 치료비를 받지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주기적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경상환자의 치료비 본인 부담금을 환수하는 일을 최소화 하도록 보험사-경상환자 간 정산 절차도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금감원은 "치료비 과실책임주의 도입 이후 과실 비율을 둘러싼 분쟁이 늘 것으로 보고 보험사 보상실무자 간 과실비율 협의 업무를 효율화 하고 보험금 지급 전이라도 분쟁 심의 청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더경남뉴스 정기홍 기자 jkhong4@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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