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7일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내의 6개 마약류 판매채널을 수사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필로폰, 합성 대마 등을 유통하고 이를 투약한 100명을 검거해 20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이들은 마약류 유통책 18명과 이들로부터 매수한 마약류를 펜션, 파티룸 등에서 투약한 피의자 82명이다. 유통책 18명 중 20~30대가 14명(77.8%), 10대도 1명 있었다.
경남도경찰청이 압수한 마약류
도경찰청은 특히 유통책 18명은 판매조직으로부터 건네 받은 마약류를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주택가의 은밀한 장소 등에 숨겨두는 역할을 한 운반책(일명 드라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운반책으로부터 필로폰 501g, 합성대마 47g, 엑스터시 128정, 케타민 62g, 스틸녹스 28정 등 20억 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52만 원을 압수했다. 또 범죄 수익 3850만 원을 환수했다.
이상 경남도경찰청 제공
현행 마약류관리법 제58조 1항 3호에는 합성대마 등 향정신성의약품(마약 성분이 상대적으로 강한 '가' 항목)을 매매하거나 소지하고 흡입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적시하고 있다. 또 마약류관리법 제60조 1항 2호에서는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마약 성분이 상대적으로 약한 '나'와 '다' 항목)을 매매하거나 흡입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도경찰청은 지난 2020년 8월 ‘다크웹 마약류 전문수사팀’을 신설한 이후 2021년 검거한 ‘바티칸 킹덤 텔레그램 마약류 유통 사건’을 분석해 대다수의 마약류 유통이 SNS 등 온라인을 사용하고 해외총책, 밀반입책, 국내 판매총책, 인출책, 운반책(드라퍼)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었다.
이후 지난해 2월 텔레그램에 개설된 6개 공개채널을 통해 마약류 광고 및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해 가상자산 및 통신·계좌 추적, CCTV 분석 등을 통해 운반책과 구매자를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판매 조직은 추적 중이다.
경찰은 "검거된 운반책들은 마약류 유통행위가 중대 범죄임을 알고 있었지만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거나 채무 과다 등으로 인한 절박한 상황에서 고수익에 현혹돼 마약 판매 조직에 고용된 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보통 유통 건당 1만~3만 원씩 받았으며 많게는 한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익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매수자들은 클럽 등 유흥주점·펜션이나 파티룸에서 유흥 및 스트레스 해소 목적, 호기심으로 구매를 했다고 진술했다. 구매자 82명 중 20~30대가 67명(84.8%)이었고 10대도 4명(5%)이었다.
이들이 주로 구매한 마약류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합성대마 등이었다.
도경찰청은 "인터넷이나 SNS 등에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광고에 현혹돼 마약류 유통조직에 운반책으로 가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마약류 판매조직의 공범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약류는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중독성 및 환각성으로 인해 또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등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큰 만큼, 호기심으로라도 절대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남도경찰청은 최근 올해 상반기 인사에서 ‘다크웹 마약류 전문수사팀’에 사이버 마약 전문수사관 2명을 배치하는 등 전문성을 제고해 지능화 되는 범죄 수법에 대응하는 한편, 마약류 판매를 통해 얻은 불법수익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등으로 범죄수익 창구를 원천봉쇄 할 방침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마약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이나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비대면 유통 증가로 10~30대 젊은 층에서 거부감이나 죄의식 없이 마약류를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