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10년 전 추진하다가 무산됐던 경남도립 거창·남해대 통합을 재추진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3일 도내 의대 신설 건으로 제기된 경상국립대와 창원대의 통합을 주장해 도립대 통합 문제도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 지방대의 학생 감소로 인한 폐교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 있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3월 말 교육담당관실을 중심으로 '경남도립 거창·남해대 통합을 위한 TF'를 만들었다. 올해 안에 통합 추진을 분격화 한다. 두 도립대는 최근 입학 경쟁률 감소와 만학도 증가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박 지사는 3일 열린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지방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은 필수이며, 도립대학의 존재 이유는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도립 남해·거창대부터 빠른 시일 내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상반기 중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도는 이에 따라 가동 중인 TF를 통해 올해 상반기 내 통합 추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만들고 각 대학 구성원 및 주민 의견을 들은 뒤 교육부의 대학설립 심사위에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교육부에서 승인이 되면 도의회 승인 및 조례 개정을 통해 통합 절차에 들어간다.
도는 통합의 근거로 두 대학의 입학 경쟁률 감소와 만학도 증가를 들고 있다.
도에 따르면 거창대의 입학 경쟁률은 2021년 3.6대 1에서 올해 3대 1로 하락했고, 남해대도 2021년 3.21대 1에서 올해 2.3대 1로 급감했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만학도(25세 이상) 입학 비율의 경우 거창대는 2021년 20%에서 올해 39%로 19%포인트(P) 높아졌고, 남해대도 2021년 36%에서 올해 57%로 21%P 증가했다.
도가 지원하는 대학 전입금도 해마다 증가해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도립대에 전액장학금을 신설해 지급하기로 해 예산이 더 든다. 도는 2021년 거창대에 101억원, 남해대에 90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는 거창대에 120억원, 남해대에 105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두 대학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다.
도 교육담당관은 “지역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 규모도 줄일 수밖에 없어 통합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며 “남는 건물은 기업 유치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대학의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은 2013~2015년에 통합을 추진했을 때 불거진 내부 구성원 갈등과 지역 주민의 반발이다.
10년 전에는 가칭 ‘경남도립대학’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두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국비 지원이 준다는 용역보고서 결과 등을 이유로 중단됐었다.
도는 2019년에도 ‘거창·남해 도립대학의 혁신 발전 방안 수립 용역’을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당시와 크게 악화됐고, 통합으로 인한 교육부 지원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두 지역에서 우려하는 지역경제 축소 문제를 해소시키기 위해 대학별 특성을 살리는 등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지사는 최근 실국본부장회의 등을 통해 지역대 생존을 위한 경상국립대와 창원대의 통합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에 창원대 구성원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여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창원 지역에서 창원대에 의대 신설을 주장하면서 통합 건이 불거졌다.
경상국립대는 두 대학 통합 후 의대를 증설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창원대는 의대를 설립한 뒤 통합을 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미 창원에 경상국립대 의대 분원이 창원에 있어 창원대의 주장이 관철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교육부도 지방대학의 생존을 위해 지역 거점대를 중심으로 통합을 해간다는 입장이다. 경상국립대는 경남지역 거점국립대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