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와 부산교대가 지난 2021년 통합 관련 양해각서를 맺은 지 2년 만에 통합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부산교대 입장에서는 그동안 지리한 줄다리기를 해왔지만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이 워낙 완고해 공동 참여 형식으로 부산대와 통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17일 부산교대 교수회의는 이날 오후 5시 서면으로 회의를 열고 부산대와 통합을 골자로 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교대는 지난달 21일 부산대의 제안을 받고 학내 구성원 투표, 평의원회, 교수회의를 거쳐 26일 만에 통합을 최종 결정했다.
각 광역 시도의 지역거점 국립대학과 교육대학 통합은 지난 2008년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 이후 두번째다.
부산교대는 이날 교수회의 결정 내용을 부산대에 전달하고 오는 31일까지 글로컬대학 신청을 위해 부산대와 함께 구체적인 통합안을 마련한다.
두 대학은 지난 2021년 양해각서 체결 이후 부산교대는 교수, 교직원, 학생 대부분 통합에 미온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교원 선발 인원 감축, 교대 입학 성적 하락 등 내부적인 요인과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시 1000억 원 상당의 지원안이 통합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은 2021년 맺은 양해각서 내용을 중심으로 통합 세부 사항을 2주간 논의한다.
양해각서에는 두 대학이 공동으로 교육대학 운영 비전을 수립하고 초등 예비 교원 역량을 강화하며 부산교대 캠퍼스를 교육허브로 조성하는 안을 담았다.
부산대가 이번 글로컬대학 공동 참여 제안에서 교대 캠퍼스를 국내 최고 교원양성 전문기관으로 양성하기로 약속한 만큼 실행 방안이 정부 제출 계획서에 담길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 31일 글로컬대학 사업 신청을 마감하고 오는 7월 대학 예비지정 절차를 진행한 뒤 9월 최종 10개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한다.
통합을 계획한 대학의 경우 9월까지 구성원 동의를 마쳤다는 내용을 교육부에 제출해야한다. 이후 내년 9월까지 통합 신청서를 제출하고 향후 2027년까지 실제 통합 절차가 진행된다.
부산대는 최대 1500억 원의 글로컬대학 지원 예산 중 대부분을 부산교대 통합에 사용할 계획이다.
부산교대는 이날 교수회의 전에 학생들이 오는 22일부터 ‘릴레이 수업거부’를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만큼 학생 설득이 향후 글로컬대학 추진 과정에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홍창남 교육부총장은 “향후 통합 과정에서 교대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최첨단 교원양성기관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각 시도의 거점국립대 중심의 통폐합 붐에 경남의 경상국립대학과 창원대의 통합도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빅완수 경남도지사이 통폐합 필요성을 언급하지만 진전은 없다. 교육부의 최근 의과대생의 확충 시책에 따라 창원대가 의대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경남의 거점국립대인 진주의 경상국립대는 빠른 통합을 주장하는 반면, 창원대는 미적거리며 의대 설립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역 여론은 경상국립대 부속병원이 창원에 있고, 학령인구 감소 우려로 두 대학이 통합 후 의대 정원을 확충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역의 국립대가 통합을 하면 교육부는 1천억원의 지원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