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이런 게 천우신조"···축구대회 도중 50대 심정지 오자 옆에서 일하던 소방관들 달려와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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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 23:26 | 최종 수정 2023.05.20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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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신조(天佑神助)는 '극적으로 회생하는 경우'에 쓴다. 실제 이 같은 일이 국내 축구장에서 있었다.
19일 강원 양양에서 축구경기 도중에 심정지가 상태가 된 50대 남성이 바로 옆에 있던 소방당국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목숨을 건진 행운의 일이 있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지 채 5분도 안 돼 응급조치를 완벽히 끝내 꺼져 가던 한 생명을 살려냈다. 그야말로 이런 게 천우신조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양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회에 참가한 한 군청 소속 50대 A 씨가 돌연 쓰러졌다. 의식을 잃었고 심장은 멎어버린, 말 그대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이를 발견한 대회 관계자가 곧장 A 씨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그러는 사이에 신고를 접수한 권은정(40) 소방장, 권혁진(33) 소방교, 신일우(26) 소방사도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에겐 대회장으로 가는 시간이 길고 길게 느껴졌다고 한다.
사실 때마침 이들은 인근에서 소방용수를 조사하고 있었다. 이들은 딱 3분 만에 사고가 난 대회장에 도착해 제세동기 등을 이용해 응급처치를 했다. A 씨는 쓰러진지 4분만에 거짓말같이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다. 하늘이 도왔다.
A 씨는 인근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권 소방장은 “양양에는 구급차가 3대뿐이어서 먼 지역은 30분 이상 걸린다. 그런데 오늘은 마침 대회장과 멀지 않은 곳에서 업무를 보던 중이라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서 “일반인도 평소 CPR 방법 등을 숙지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마디를 더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프리메 라리가'에서 골키퍼가 경기 중에 심장충격기인 '제세동기'를 들고 경기장을 달려 심장 이상 증상을 보인 관중의 생명 구한 사례도 있다. 이를 두고 언론은 "골키퍼의 최고 패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드라마틱 한 감동의 순간은 스페인 카디스의 누에보 미란디야 경기장에서 펼쳐진 카디스와 FC바르셀로나의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5라운드 경기에서 일어났다.
홈팀 카디스가 0-2로 뒤지던 후반 36분쯤 관중석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했고 경기는 중단됐다. 카디스 골대 뒤편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한 홈 팬이 갑자기 심장 이상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 때 카디스의 골키퍼 예레미야 레데스마(29)가 본부석으로부터 심장 제세동기를 전달 받은 뒤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내달렸고, 관중석을 향해 제세동기를 힘껏 던졌다.
이 관중은 긴급 응급조치를 받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어 관중이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언론 매체들은 “레데스마는 이날 가장 중요한 패스를 했다”며 찬사의 보도를 잇따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