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리는 ‘LIMA(Langkawi International Maritime and Aerospace Exhibition) 2023’에 참가해 K-방산의 텃밭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 수출 계약식을 가졌다.
말레이시아 'LIMA' 전시회는 항공 및 해양 중심 에어쇼 및 전시회로, 격년으로 개최되는 동남아의 대표적인 국제 방산 전시회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린핀 등 30개국 60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110여 대 항공기와 100여 대의 군함·선박이 전시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이다.
KAI는 ‘LIMA 2017’에서 FA-50을 첫 소개한 후 지속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에서 말레이시아 공군이 운용할 FA-50M 버전과 글로벌 시장에 관심이 높은 KF-21, 수리온, LAH 등 주력 라인업을 전시한다.
23일에는 양국 국방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말레이시아 FA-50 18대 수출 최종계약식을 했다. 총 9억 2천만 달러, 한화로 1조 2천억 원 규모이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 수출을 위한 LOA(Letter of Acceptance·승인서)를 체결했으며 지난 3개월간 항공기 납품, 후속 지원 등 세부 내용을 협의해왔다.
이번 계약은 강구영 KAI 사장과 다토시리 뮤에즈 국방사무차관이 했으며, 이종섭 국방장관과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이 양국 대표로 참여해 한-말련 안보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FA-50의 수출은 단순히 방산 협력을 넘어 양국간의 안보동맹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FA-50M이 말레이시아 공군에서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말레이시아 국방부에서는 최근 추진된 국방사업의 공동서명식 축하 행사(Contract Signing Ceremony)를 갖고 FA-50M의 도입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물량은 최대 36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 2차 사업이 성사된다면 KAI가 전세계에 수출한 KT-1, T-50계열 국산 항공기는 총 240여대로 확대된다.
KAI는 24일 말레이시아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하는 ‘Air Chiefs Conference’에 참여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주요국의 공군 참모총장들과 우호 관계를 다진다.
강구영 KAI 사장은 주요 아세안 국가의 주력 기종을 납품한 업체 대표로 컨퍼런스에 초청받았으며, FA-50을 비롯한 KAI 생산 제품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KAI는 최근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KF-21'과 전력화 10주년을 맞은 '수리온'의 동남아 마케팅에도 집중한다.
KF-21은 최초 비행시험평가를 완료하고 지난 16일 방사청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전투기로서의 성능을 입증 받았을 뿐 아니라 FA-50과 운용 호환성이 좋아 동남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전력화 된 수리온은 지난 10년 동안 군은 물론 관용 헬기로 200여대가 운용되면서 성능과 후속 지원의 신뢰성이 높아져 헬기 교체 수요국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해양 분야 전시회를 겸한 이번 전시회에는 각국의 해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상륙공격 헬기, 소해 헬기 등 다양한 해양 플랫폼으로 파생된 수리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된다.
강구영 KAI 사장은 “KT-1, FA-50 등 국산항공기의 우수한 성능과 가성비 높은 운용 유지 실적이 동남아 시장 확대의 원천”이라며 “KF-21, 수리온, LAH 등 다양한 국산 라인업에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팀이 이번 행사의 에어쇼에 참가해 T-50 항공기의 뛰어난 성능을 다시 한번 알린다.
블랙이글스는 2017년 말레이시아 LIMA 에어쇼에서 고난도 기동을 선보이는 한편 KT-1B로 구성된 인도네시아 에어쇼팀 주피터와의 우정 비행으로 마케팅 초반에 우호 여론 조성에 일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