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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청사 펜타콘에 검은 연기'···AI가 만든 가짜 사진에 미국 증시 휘청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23 23:46 | 최종 수정 2023.05.25 13:03 의견 0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폭발로 인한 검은 연기가 자욱한 가짜사진 한 장이 미국을 한 순간 혼란에 빠뜨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쯤(현지 시각) 트위터에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 근처에서 폭발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사진이 올라왔다.

미국 펜타곤과 유사한 모습의 건물 옆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이미지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냈다. 트위터 캡처

이 사진이 올라온 시간대는 월요일 미국 증시가 개장한 30분 후여서 장 초반 상승하던 증시가 휘청거렸다.

오전 10시 6~10분 S&P500지수는 0.3% 하락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80포인트 추락했다. 반대로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의 가격은 치솟았다.

블룸버그, CNN, CNBC 등 외신은 이 사진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사진을 전파한 일부 SNS 계정은 블룸버그, CNBC 등 언론사 계정을 모방한 형태로 소방 당국 등이 사실 관계를 확인할 때까지 큰 혼란을 초래했다.

곧이어 미국 당국이 "폭발은 없었고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사진"이라고 발표하자 증시는 제자리를 찾았다.

이번 사례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가 SNS로 급속히 확산할 경우 정보에 민감한 주식시장이나 선거 등에서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확인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AI 생성 가짜뉴스에 시장이 농락 당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앞서 챗GPT를 처음 출시한 미국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대규모 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가 조작되고 가짜 정보를 퍼뜨릴 수 있다"며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모델이 점점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었다.

CNN은 "이 사진을 게재한 일부 트위터 계정이 진짜를 뜻하는 블루마크 보유자"라며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 CEO는 매월 돈만 내면 트위터에서 블루마크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가짜사진 확산의 근원지였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러시아의 RT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를 게재했던 SNS들도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하거나 정정했지만 일부 계정은 정지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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