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연구진 "상추에서 천연고무 생합성 과정 규명했다"
천연고무 대체 생산 세포공장 개발 계기 마련
캘거리대 공동연구 '뉴 파이톨로지스트' 게재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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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4 14:18 | 최종 수정 2023.06.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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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거점국립대인 진주 경상국립대 항노화 바이오소재 세포공장 지역혁신연구센터(ABC-RLRC)가 상추에서 천연고무의 품질을 결정하는 생합성 매커니즘을 발견했다.
14일 경상국립대에 따르면, 이 연구는 지역혁신연구센터와 캐나다 캘거리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식물 분야의 세계 최상급 학술지인 '뉴 파이톨로지스트(New Phytologist·신 식물학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천연고무는 고유의 긴 폴리머 구조에 기인한 뛰어난 물적 특성 때문에 산업 전반에 사용하는 핵심 바이오 소재이자 대체 불가능한 천연물질이다.
현재 천연고무는 전적으로 파라고무나무의 라텍스 채취를 통해서만 수급되고 있다. 하지만 고무나무는 바나나처럼 단일 품종만이 재배되고 있어 병원균에 매우 취약하고 열대 지방에서만 서식해 서식지의 다양성이 제한돼 지속적인 천연고무 생산이 매우 위협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천연고무 생산을 대체하는 식물 개발은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 분야지만 천연고무가 어떻게 생명체 내에서 생합성 되는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베일에 싸여 있었다.
경상국립대 ABC-RLRC 권문혁 교수 연구팀은 캐나다 캘거리대 노대균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생장이 길어 연구하기 까다로운 고무나무를 대신해 고품질 고무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추를 모델식물로 활용해 천연고무 생합성 과정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상추의 CPT(cis-prenyltransferase) 유전자를 유전자가위로 잘라내고, 다양한 식물 유래 CPT를 대신 도입해 CPT가 천연고무의 길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ABC-RLRC 연구팀은 앞으로 천연고무 생합성 매커니즘을 완전히 규명해 긴 길이의 천연고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원을 모두 확보하고 이를 합성생물학적으로 조립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파라고무나무를 대체하는 천연고무 생산 식물 세포공장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연구를 주도한 권문혁 교수는 “열대지방에 편중돼 있는 비대칭 자원인 천연고무의 생산을 다양화하고, 천연고무의 수급을 국산화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만드는 연구를 지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ABC-RLRC 김선원 센터장은 “전구를 발명해 세상에 빛을 밝힌 토마스 에디슨도 고무나무를 대체하는 식물을 개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우리 센터에서는 합성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천연고무 대체 생산 세포공장을 개발해 세상에 또 다른 빛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