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대는 '타이타닉호 탐사'에 나섰다가 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탄 잠수정이 내부 폭발로 인해 탑승객 5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지 4일만이다.
해안경비대는 22일(현지 시각) 오후 기자 회견에서 타이타닉호 잔해를 보려고 하강하다 사라진 선박 잔해가 이날 오전 타이타닉호 뱃머리에서 약 1600ft(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타이타닉호는 뉴펀들랜드 해안의 수심 3810m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사망자는 오션게이트 CEO 스톡턴 러시(61), 대기업 부회장인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 다우드(스트래스클라이드대 1학년·19),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해미시 하딩(58), 타이탄 조종사 폴앙리 나르졸레(77) 등이다.
타이탄은 지난 16일 캐나다 최동단 뉴펀들랜드 래보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출항, 18일 오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900마일(1450㎞) 떨어진 지점에 도착한 뒤 잠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1시간 45분 후에 통신이 두절됐다.
타이타닉호 해저관광은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인 '오션게이트 익스페이션(Ocean Gate Expedition)'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4천만원)를 받고 잠수정으로 난파선, 해저 협곡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잠수하고 부상하는데 걸리는 5시간을 포함해 약 8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번은 지난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3번째 '타이타닉호 탐사'였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31일 이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타이타닉호를 초고화질로 촬영한 1분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했다.
수색에 나섰던 원격 탐사 기기는 한때 실종 지점에서 소리가 감지돼 타이탄 잠수정이 표류 중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해저에서 잔해 더미를 발견해 폭발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해안경비대 측은 시신 수습 가능성에 대해 “해저 상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밝혔다. 미 해군의 인양 전문가인 폴 행킨스는 "선체의 앞쪽 끝, 선체의 뒤쪽 끝 등 타이탄의 일부로 보이는 주요 조각 5개"가 있었다고 전했다.
해안경비대는 "선박이 언제 폭발했는지, 어떤 경위로 폭발했는지를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997년 영화 '타이타닉호' 제작차 여러 차례 타이타닉호 잔해 탐사에 나섰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타이타닉호 참사와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그때 선장은 반복적 경고를 무시하고 달도 없는 밤에 전속력으로 얼음밭으로 돌진해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타이타닉호는 지난 1912년 4월 15일 뉴펀들랜드의 남쪽 약 600㎞ 지점에서 빙산에 충돌해 침몰, 승선했던 2208명 중 1513명이 사망했다.
타이타닉호는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 항구를 출발, 미국 뉴욕항으로 북대서양 횡단을 하던 4일째인 14일 밤 11시 40분쯤 빙산에 충돌했고 15일 이른 아침 침몰했다. 선체는 1985년 해저 약 4천m 지점에서 두 동강이 난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