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를 기록, 지난 3년간의 '톱10' 유지에 실패했다. 달러와 원자재 강세 덕을 본 원자재 수출국들이 우리를 앞질렀다. 한국은 지난 2005년 처음으로 10위에 들었다.
한국은행은 12일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시장환율 적용)는 1조 6733억 달러로, 세계 13위 수준으로 추정됐다.
명목 GDP란 한 국가에서 재화와 서비스 생산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 나라의 경제 크기 수치다. 명목 GDP는 당해연도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미국이 1위(25조 4627억 달러), 중국 2위(17조 8760억 달러)로 월등히 앞서고 이어 일본이 3위(4조 2256억 달러), 독일 4위(4조 752억 달러), 영국 5위(3조 798억 달러), 인도는 6위(3조 96억 달러)로 3조~4조 달러대를 형성했다.
이어 프랑스(2조 7791억 달러), 캐나다(2조 1436억 달러), 러시아(2조 503억 달러), 이탈리아(2조 105억 달러)가 10대 경제대국에 들었다.
11위 이후는 브라질이 1조 8747억 달러(11위), 호주 1조 7023억 달러(12위), 한국 1조 6733억 달러(13위), 스페인 1조 5207억 달러(14위), 멕시코가 1조 4597억 달러(15위)로 각각 15위권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규모를 100(한국=100)으로 볼 때 1위 미국은 15배가 넘은 1522, 중국은 10배가량인 1068이었다. 이어 일본(253), 독일(244), 영국(184), 인도(180), 프랑스(166)도 한국 경제규모의 1.5배다.
한국의 GDP 순위는 지난 2005년 10위에 처음 오른 이후 계속 10위권 밖에 있다가 2018년에 다시 10위에 올랐다.
2년 후인 2019년 12위로 2단계 하락했다가 2020년 10위를 탈환했고 2021년도 이를 유지했다.
지난해 3계단가 하락한 것은 경제성장 활력이 떨어진 데다 지난해 달러 강세로 인해 달러화로 전환한 명목 GDP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의 경제규모 순위는 2021년 10위에서 지난해 13위로 3계단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아닌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명목 GDP는 1조 8109억 달러로 11위였던 러시아(1조 7787억 달러)와 12위 호주(1조 7345억 달러), 13위 브라질(1조 6089억 달러)을 앞섰었다.
한국의 지난해 명목 GDP는 2161조 8천 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하지만 미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환율 상승(연평균 12.9%) 영향으로 전년비 7.9% 감소했다.
원화 기준으로 명목 국내총생산은 2019년 1924조 5천억 원, 2020년 1940조 7천억 원, 2021년 2080조 2천억 원, 지난해 2161조 8천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2019년 1조 6510억 달러에서 2020년 1조 6446억 달러, 2021년 1조 8177억 달러, 지난해 1조 6733억 달러 등으로 증감을 반복해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원 수출국들은 자국에 비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명목 GDP 순위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를 제친 러시아와 브라질, 호주는 모두 석유, 광물 등 원자재 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이 올해(2023년) '톱10'에 다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올해 1%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강달러 현상이 여전한 만큼 달러 환산 명목 GDP도 다른 국가에 비해 불리하다.
12위인 호주는 올해 1.6% 성장이 전망돼 우리와 격차를 더 벌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0.7%), 브라질(0.9%)은 올해 한국보다 낮은 성장이 예상되지만 명목 GDP 격차나 환율 등을 감안하면 다시 추월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