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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잼버리, 정치 잇속에 문재인 정부 졸속 추진"···국민의힘 "정쟁 안돼…나중에 가려도 늦지 않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8.05 17:45 | 최종 수정 2023.08.05 17:53 의견 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북본부가 준비 미흡과 부실 운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전북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금은 정쟁이 아닌 잼버리가 잘 마무리 되도록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현재 폭염에 준비 부족으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해 첫 개최국이자 최대 참가국인 영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가 대표단이 새만금에서 철수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지난 3일 '새만금 잼버리 행사 즉시 중단해야'는 제목의 성명에서 "예견된 참사"라고 비판했다. 민노총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새만금 잼버리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그 정치적 잇속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전북도, 민주당 정치인들은 새만금 잼버리 행사를 빌미 삼아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졸속 추진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의 실상은 미군기지 제2활주로 건설 사업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짓에는 눈 감고서 양평~서울 고속도로 예타 조사에서 종점이 변경된 것을 문제 삼는 민주당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문재인 정부 때 유치했고 관련 예산 확보와 대회 성공 개최는 전북 도민과 민주당 의원이 대부분인 지역 의원들의 최우선 과제였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5명 공동조직위원장 중 3명은 관련 부 장관이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외에 나머지 1명은 민주당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갑)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지난 2월 28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윤덕 국회의원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해오던 위원장 체제에 행정안전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를 추가 선임했다. 행안부 장관 자리는 이상민 장관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장관 직무대행인 한창섭 차관이 맡았다.

대회 집행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다.

김관영 새만금 잼버리 대회 집행원원장(전북지사·왼쪽서 두번째 앉은 이)이 지난 3일 세계잼버리 조직위와 전북도, 소방 관계자들과 안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국민의힘은 현재의 잼버리 상황을 정쟁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며 대회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벌써부터 일각에서 잼버리를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민주당과 일심동체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민노총이 돌연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임이 틀림없다"며 "양평~서울 고속도로가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으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 정치권 해야 할 역할은 우리와 다른 참여 국가,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해서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잘 마무리 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청소년들의 잔치'인 세계잼버리는 지난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로 4년마다 열리고 있다. 직전인 2019년 대회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2015년에는 일본 야마구치에서 열렸다.

올해 제25회를 맞는 세계잼버리는 지난 1일 시작돼 오는 12일까지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고, 세계 158개국 4만 30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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