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산양읍·거제 한산만 해역 등 더위 취약한 우럭 등 양식어류 폐사
경남도·지자체, 수온 모니터링 강화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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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 19:35 | 최종 수정 2023.08.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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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남해안 양식어류 폐사가 나오고 있다.
17일 어민들과 통영시, 거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더위에 취약한 우럭을 중심으로 양식어류 폐사가 진행되고 있다.
폐사가 발견되는 해역은 가두리양식장이 몰려 있는 통영시 산양읍과 욕지도, 노대도 등이다. 거제 지역에서는 동부면 가배항과 학동 등 한산만 해역을 중심으로 폐사가 진행되고 있다.
폐사되는 어종은 우럭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성 어종인 우럭이 견딜 수 있는 수온은 28도까지다. 26도이상이 되면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지다 하나둘씩 죽어나간다.
통영의 경우 417어가가 경영하는 115개 양식장에서 기르는 1억2700만 마리의 어류 중 우럭이 7689만 마리로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욕지면 가두리양식장 주인 한상봉(56)씨는 “15일부터 하나둘씩 떠오르더니 17일부터는 아침에 가 보면 수천 마리씩 흰 배를 드러낸 채 떠올라 있다”며 “올해 입식한 우럭 15만 마리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온으로 죽은 어류는 며칠 동안 가라앉아 있다가 부패가 진행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동안 고수온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고기들이 이제부터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류 폐사가 확인되면서 해당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이날 오후 통영시, 거제시 등 지자체 담당자와 함께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경남도는 폐사가 심한 해역의 양식장에 수온 측정기를 설치해 수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 발생에 따른 어업인 신속 대응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시군·어업인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 대응반을 운영하는 등 고수온 대응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양식장에는 산소발생기·액화 산소·차광막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가동하고, 수온 상승에 따른 사료 급이량 조절·가두리 어망 청소 등으로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고수온에 대비한 선제 예찰 활동과 가두리양식장 등 어업 현장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신속대응을 위한 고수온 대응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고수온 피해 대량 발생 시 총력을 기울여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