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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성에 '중영' 129년 만에 복원됐다··· 경상우도 병마절도영 2인자 병마우후 집무공간

104.61㎡ 규모, 진주성 내 옛 건축물 첫 복원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9.20 19:57 의견 0

옛 경상우도 병마절도영(지금의 경남도청과 경찰청 기능 합친 것)의 제2인자 병마우후(종3품)의 집무공간이었던 중영(中營)이 20일 경남 진주성 내에 복원됐다.

병마우후는 도내 군사 전반을 다루고 순행하면서 필요한 군사 조치, 훈련, 무기 제작과 정비, 군장, 군사시설 수축, 군량, 군자금 등을 담당하는 막중한 지위였다.

129년만에 복원된 진주성 내 중영 건물 모습. 진주시 제공

이날 복원된 중영은 주면당, 찬주헌으로 불리며 망일헌, 배리청, 진무청, 장청 등에 둘러싸인 중심 건물이었다. 진주성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성곽의 촉석문과 공북문 등 두 문루 외의 건축물로서는 성내에서 처음 복원됐다.

경상우병영은 1603년 왜적에게 초토(焦土·불에 타 황폐화 한 상태)가 된 합포(경남 창원)에서 진주성으로 옮긴 이후 김홍집 내각이 추진한 갑오개혁(1894년)의 병영 혁파로 폐지될 때까지 290여 년간 자리를 지켰다.

서울에서 내려 봐서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도 오른쪽 31개 고을과 진주·상주·김해진 등 3개 진영, 조령(문경)산성, 금오(구미)산성, 독용(성주)산성, 촉석산성 등 4개 산성을 총괄 지휘하는 군사 사령부였다.

복원된 중영은 병마절도사를 보좌하는 병마우후의 집무공간으로 병영 혁파 뒤 대한제국 경무부, 일제 헌병대, 세무서로 변형돼 쓰이다가 훼철됐다.

진주시는 그동안 복원을 위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관련 문헌과 발굴 조사, 2021년 2월 실시설계 용역에 이어 11월에 문화재청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았다. 2022년에 문화재청의 세 차례 자문회의를 거쳐 10월에 설계 도서 승인으로 12월에 착공해 정면 7칸, 측면 3칸, 1고주 5량가, 연면적 104.61㎡로 지어 이날 준공됐다.

현판은 숭례문 복구 상량문, 경복궁 근정전 상량문 중수기와 흥례문, 유화문, 창덕궁 숙정문 등 수많은 현판과 상량문을 쓰며 역사적 작업에 참여한 유명 서예가 소헌 정도준 선생이 썼다. 촉석루 남쪽 현판을 쓴 유당 정현복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준공된 중영은 앞으로 인문학 교육 강연, 우후 집무공간 재현, 기존 수문장 및 수성 중군영 교대의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역사 문화 교육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조규일 진주시장,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 유재문 공군교육사령부 사령관, 박시영 육군 39사단 용호여단장, 진주시의회 의원, 지역사회 단체장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했다.

준공 행사는 수성 중군영 무예 시연을 시작으로 개식, 공로패 수여, 현판 제막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잃어버린 진주성의 역사를 되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 준공에 이르게 되었다. 진주성에서 문루 외에 처음으로 복원하는 건축물이자 병영성이었던 진주성 내 군영시설을 재건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중영 복원을 시작으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옛 진주성의 모습을 되찾는 그날까지 우리 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사진

이상 진주시 젤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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