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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오상욱이 이번엔 구본길을 꺾고 금메달···승자 패자도 모두 웃었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9.26 03:04 의견 0

5년 전 이기고 졌지만 이번엔 결승에서 만난 둘은 편안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검사가 5년만에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5년 전 결승에서 1점 차로 패했던 동생이 이번에는 형을 이겼다.

오상욱(27)은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에서 구본길(34)을 15-7로 꺾고 우승했다. 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14-15, 1점차로 금메달이 바뀌었다.

결승 경기후 구본길-오상욱의 포옹

경기가 시작되자 서로를 향해 날렵하게 칼날을 교환했다.

오상욱이 먼저 2점을 냈ㅈ지만 구본길도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8-7, 오상욱이 1점을 앞서며 1라운드를 끝냈다.

2라운드 들어 오상욱은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7점을 따냈다. 오상욱의 압승으로 경기가 끝났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고 한국 펜싱 사상 첫 개인전 4연패가 무산됐다.

하지만 구본길은 후련해 보였다. 두 선수는 악수를 하고 얼싸안았다.

경기 후 오상욱은 믹스트존에 나란히 선 구본길을 보며 “저는 이제 개인전 첫 금메달인데, 대회 3연패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을 하셨던 것”이라며 경의를 표시했다.

구본길은 “4연패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크다”고 화답했다.

짐작컨대 구본길은 5년 전 병역 면제가 걸린 후배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했다.

지난 2018년 개인전 우승 후 구본길은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막내 오상욱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오상욱은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을 위한 단체전 금메달을 다짐했다.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우승하면 구본길은 아시안게임 통산 6번째 금메달을 획득한다.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와 함께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가 된다.

구본길은 “상욱이가 그동안 부상도 있었지만 오늘 경기를 해보니 원래 실력이 다 돌아온 걸 확실히 알았다.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딸 것을 확신한다”고 웃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오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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