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군생활에서 가려움 전염병 '옴'의 온상이던 군대 모포가 모두 교체됐다.

국방부는 17일 육군과 해병대 병사들이 생활관(옛 내무반)에서 침대로 쓰던 모포와 포단을 모두 일반 이불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허리에 차고서 마시던 수통도 오는 2026년까지 전부 새것으로 교체되고 야외 훈련 때가 아닌 평상시 군 급식은 뷔페식으로 바뀐다.

장병들의 생활관 침상에 놓인 상용 이불. 국방부는 육군과 해병대 병사들이 생활관에서 침구로 사용하던 모포와 포단을 올해 상용 이불로 전면 대체했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에 따르면 공군(1974년), 해군(1999년)은 이미 평상시 일반 이불을 썼지만 육군과 해병대는 유사시 주둔지(생활관)를 떠나 야외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모포와 포단을 썼다.

기존 모포와 포단은 훈련 때와 전시에 쓸 수 있도록 비축한다.

또 병사들이 직접 하던 이불 세탁을 전문 업체에 맡기는 ‘안심 클린 세탁’ 사업을 내년부터 10개 사단·여단에서 시범 실시한다.

이는 전역 병사가 쓰던 이불을 전문 업체에 맡겨 세탁한 뒤 새것처럼 다시 포장해 신병에게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또 병사들은 평소에는 이 이불을 부대 세탁소를 이용해 세탁한다.

국방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전문업체를 통한 세탁을 2025년부터 전 부대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낡고 비위생적이던 수통도 2026년까지 스테인리스강 재질로 만든 신형 수통인 ‘밀리터리 텀블러’로 대체한다. 수통 주둥이를 넓혀 세척도 쉽게 했다.

군인들의 수통 변천사. 왼쪽부터 플라스틱 수통(1972~1976년 보급), 용접형 알루미늄 수통(1977~2006년), 일체형 알루미늄 수통(2007~2020년), 스테인리스강 수통(2021년부터 보급). 국방부 제공

장병들은 그동안 플라스틱 재질의 수통(1972~1976년 보급), 용접형 알루미늄 수통(1977~2006년), 일체형 알루미늄 수통(2007~2020년) 등을 썼다. 신형 수통이 도입되어도 수십 년 된 수통을 그대로 써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군은 또 전역자가 쓰던 수통을 전문 업체에 맡겨 세척한 뒤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평상시 한 끼에 밥·국과 3식 반찬을 배식하던 급식을 장병이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식으로 바꾼다.

국방부는 “뷔페식이 도입되면 병사들이 치킨·돈까스·햄버거·라면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메뉴를 취향대로 선택해 먹을 수 있어 급식 만족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군은 식재료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병들의 식사량을 예상해 먹을 만큼만 준비하고, 추가로 필요한 양은 즉석에서 더 만들기로 했다.

더불어 부대 인근 민간 업체를 통해 한 끼에 1만 3000원 식사를 제공하는 ‘지역 상생 장병 특식’ 사업도 올해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해 내년부터 전 부대에서 연 12회 이상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