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휴대전화 전성시대' 만든 이재욱 전 노키아TMC 회장 폐렴 투병 끝에 83세로 별세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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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14:05 | 최종 수정 2024.01.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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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수출자유지역(현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설립했던 노키아TMC의 매출을 100배 이상으로 성장시키며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전성시대를 만든 이재욱 전 노키아TMC 회장이 25일 오전 7시 30분 창원경상대병원에서 폐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다.
고인은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광학, 대한전선(대우전자→위니아전자)에서 일했다.
대한전선에서는 일본 전자기업 샤프와 제휴해 컬러TV를 만들었고 국내에 처음으로 전자레인지를 내놨다. 대한전선 경북 구미공장장으로 있다가 1986년 노키아TMC 대표이사로 스카웃됐다.
노키아TMC는 핀란드의 노키아 본사가 100% 출자한 한국법인으로, 생산한 휴대전화를 전량 수출했다. 당시 연 매출액 200억 원에 적자 상태였고, 고인이 대표로 취임하기 전 수장이 3번 변경되며 부침을 겪고 있었다.
그는 이질적인 한국 문화와 외국 문화를 조화하는 신바람 경영을 내세웠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03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0%였고 기업 규모는 100배로 키웠다. 2004년 1월 은퇴 때 연 매출액 3조 7000억 원으로 성장시켰다.
노키아는 1998~2010년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노키아TMC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마산(현 창원) 경제를 이끌었다.
이어 고인은 현업에서 물려났고 노키아는 '스마트폰' 전환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 2014년 폐업했다.
고인은 2000년 인후암 수술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 학동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봉림장학재단을 세워 장학사업을 해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모범학생 등에게 30억 원 이상(2022년 기준)의 장학금을 줬다.
1999∼2005년 대한검도협회 회장을 맡았고 대한검도회 중앙연수원 앞 개인 소유 부지 3960㎡(약 1200평)를 조건 없이 기부했다.
2004년 자서전 'NOKIA와 영혼을 바꾸다'를 펴냈고, 1992년 1억달러 수출의 탑, 2001년 금탑산업훈장, 2002년 핀란드 정부로부터 최고 영예훈장인 1등 사자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2022년 창원시에 노키아TMC가 생산한 휴대전화 전 기종 모델(186점)을 기증했다.
유족은 부인 이정자 씨와 사이에 2남 1녀로 이영환·지연·창환 씨와 사위 김성준(봉림장학재단 기획실장) 씨 등이 있다. 빈소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27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창원시립상복공원이다. 055-214-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