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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영 독자의 우리 동네 한 바퀴] 봄이 오는 소리(1)-경남 김해 해반천 봄 정취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3.01 16:10 | 최종 수정 2024.05.27 13:40 의견 0

더경남뉴스가 독자 코너를 마련합니다. 사진물도, 에세이(수필)성 글도 환영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성 콘텐츠가 소개되는 코너입니다. 정화영 독자가 '우리 동네 한 바퀴'를 타이틀로 먼저 시작합니다. 더경남뉴스는 앞으로 다양한 독자 코너를 마련해 숨어있는 '끼'를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애독과 참여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오늘은 경남 김해시 시가지를 세로질러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해반천변의 봄소식을 전합니다. 해반천은 김해 중심 지역을 흐르는 지방하천인데 김해 시민들에겐 널리 알려져 있는 산책로를 겸한 하천입니다. 자전거 코스로도 정말 좋습니다. 인근에 구경거리가 많은 봉황대공원도 있어 하루 즐겁게 지낼 수 있습니다.

해반천 이름은 가야시대 때부터 있었다는데 '거북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거북같이 생겼다고 붙였는가 싶네요. 김해~부산 경전철의 봉황역~가야대역 구간이 해반천을 따라 나 있고, 해반천을 경계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

이른 봄이면 어김없이 원용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대지가 따스한 햇살에 봄기운은 머금었지만 아직 봄은 완연하지 않습니다. 삼월 첫날, 추위가 남아 있는 해반천을 걸었습니다. 김해 시가지 주변의 이른 봄 정취를 3회에 걸쳐 전합니다.

▶하천변 정취들

도심을 흘러내리는 3월 첫 날 해반천 모습. 주변 시가지와 경전철 등 번잡함 속의 호젓함이 물씬 느껴진다. 날씨가 풀리면서 듬성듬성 산책 나온 시민들이 걷고 있다.

해반천은 삼계동 나밭고개에서 시작돼 김해 시가지를 돌아 화목동에서 조만강과 합류합 뒤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해반천이 낙동강과 함류해 남해 바다로 이어진 모습. 오른쪽에 을숙도가 보인다. 이상 네이버 지도

멀리 보고 찍은 해반천 모습

더 멀리 보고 찍은 모습. 양쪽에 자전거길이 나 있고, 징검다리는 하천을 잇고 있다.

아직도 언덕에 쌓여 있는 가을 낙엽, 겨울을 난 퇴색의 색 갈대, 천변 둔덕의 파릇함이 어우러진 해반천의 아늑한 봄 정취. 탁 트인 하천 전경에다 봄비 그친 하늘에 걸린 구름은 한 폭의 수채화다.

해반천을 따라 김해~부산 간 경전철이 지나고, 그 아래 연못처럼 개천 물이 고여 운치를 더한다.

때마침 지나는 경전철 모습. 전철이 작아 장난감을 보는 듯 흥미롭다.

벌써 산책길 옆 봄햇볕을 잘 받은 곳에는 초록 풀색이 완연하다. 꽃들도 피어났다.

경전철이 두량으로 귀여울만큼 아기자기하다. 그래서 경전철. 지나는 전철과 해반천을 건너는 돌다리가 특별히 대비되면 어울려 돌다리를 깡총깡총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천의 건너편으로 옮겨 걸었다. 이른 봄 햇살을 받는 천변 둔덕엔 벌써 봄의 색 초록빛이 완연하다.

지난 가을에 생기를 잃고 깡마른 하천변 갈대와 고인 하천물, 초록색으로 물들어가는 잡초가 잘 어울린다.

초록으로 바뀌고 있는 천변 둔덕에 가을 낙옆이 흩어져 있다. '가는 낙옆'에 '오는 잡풀', 이렇게 얽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평온한 봄날 한 여성이 호젓하게 산책을 하고 있다. 건강이 제일이고, 평소 잘 챙겨야 건강은 내 것이 된다.

하천변을 이은 징검 돌다리. 양쪽을 잇는 역할이지만, 누군가에겐 어린시절 추억의 다리가 된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기다리니 할머니를 따라 마실 나온 두 꼬마가 껑충껑충 뜀박질을 하듯 징검돌다리를 건너고 있다.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려는 시민들이 오르내리는 길. 오른쪽에 징금다리가 보인다. 징검다리는 하천 중간 중간에 놓여 있다.

산책길 옆에 조릿대를 심어 조경한 언덕. 대나무 뿌리가 바위 틈을 파고들어 둑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스며든 하천 언덕 밑에는 풀 등이 돋아나고 있다.

봉황교와 아래 하천 모습. 봉황교는 김해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한다.


봄을 기다리는 천 속의 풍경. 물 흐름이 만든 모래톱이 있고 물길을 따라 그려진 천의 자연스러움이 참 좋다. 여기에다 오리들이 노닐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키 큰 아파트와 대비되며 봄 정취가 도드라져 보인다.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해반천 물길이 잔잔하지만은 않다. 지난 가을 이후 퇴락한 갈대들을 사이에 두고 다소 센 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있다. 이마트 근처다.

▶봄날 기다렸던 오리와 황새들

유영을 하고 파다닥 나는 오리들의 모습에서 봄이 왔음을 본다.

오리들이 한곳에 모여 자맥질을 하고 있다. 이 또한 봄 나절의 정겨운 풍경이다.

황새도 봄의 왈츠를 추는 듯하다. 도심을 지나는 하천물이 깨끗하다는 의미다.

황새와 오리들이 함께 봄의 한나절을 보내고 있다. 평온함에서도 약육강식은 진행 증이다. 황새가 입에 물고기를 물고 있다.

어쨌든 오리와 황새는 짝을 이뤄 노닐고 있다. 산책 나온 시민이 애써 무심한 듯 지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장면은 봄이 온 해반천의 일상이 돼 있다.

다음은 며칠 전 폰에 담았던 해질녘 해반천 정취입니다.

일주일 전 해반천 너머로 늬엿늬엿 넘어가는 해의 모습. 초록색을 입은 잡초와 누른 갈대, 물을 담은 하천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울린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자 오리 가족들이 집을 찾아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루종일 해반천에서 놀던 오리 가족들이 한밤을 지샐 뭍으로 나가고 있다. 이상 독자 정화영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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