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되는 의료 대란] 전공의 집단 행동 후 경남 창원서 4건 병원 이송 지연, 피해 사례는 없어
도내 하루 1건꼴 병원 이송 지연 나타나
병원 이송 시간 2시간 넘긴 사례도 있어
중증 환자에 집중, 경증은 2~3차 병원으로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27 01:21
의견
0
수련병원에서 전문의를 돕는 전공의의 집단 행동 여파로 경남 창원에서도 병원 이송 지연이 나오고 있다. 다만 피해 사례는아직 없다.
경남 창원소방본부는 지난 22~25일 창원시에서만 병원 이송 지연이 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송 지연 중 병원 이송 시간이 2시간을 넘긴 사례도 있다.
다음은 4건의 이송 지연 사례다.
지난 25일 오전 8시 31분쯤 창원시 의창구 중동에서 영아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구급대가 가까운 삼성창원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까지 병실을 수소문했으나 병실을 구하지 못하고 신고 2시간 56분 만에 진주 경상국립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선지 창원소방본부 대응예방과 소방장은 “영아 환자 담당 전문의가 많지 않고 주말이어서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환자가 무호흡 증상도 보이고 청색증도 나타나서 위험할 뻔했으나 꾸준히 산소 공급을 해준 덕에 무사히 이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5시 18분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에서 70대 여성이 부정맥 증상을 보였으나 인근 삼성창원병원으로 가지 못하고 57분 만에 창원경상국립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지난 23일 밤 0시 9분에는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10대 여성이 옆구리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으나 창원 지역 의료진이 부족해 김해조은금강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24일 오전 3시 24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성동에서 20대 남성이 두부열상 증상을 보여 삼성창원병원과 파티마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신고 56분 만에 SMG연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 당국은 "유독 삼성창원병원에서 병원 이송 지연 건수가 많은 것은 중증 환자 위주로 환자를 받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경남도에서는 의료진 부족 등으로 사망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윤정임 경남도청 의료정책과 의약담당은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23일부터 수술실을 감축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병원은 정상적으로 수술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외래 진료나 수술실 미운영은 없고, 일반병실 가동률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의료인 집단 행동은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의사단체 등은 정부가 올해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으로 늘리기로 발표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다. 도내 10개 종합병원 전공의 480명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