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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하는 의료 대란]대전서 응급실 찾아 헤매던 80대 사망, 부산서는 다리 골절 70대 창원 이송 등 전공의 사직 피해 현실화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26 12:59 | 최종 수정 2024.02.26 23:10 의견 0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과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 대란'이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전에서 80대 심정지 환자가 구급 차량에서 이른바 ‘전화 뺑뺑이’를 겪다가 결국 사망했고, 앞선 21일엔 부산 부산진구에서 다리를 다친 70대 여성이 인근에 치료병원을 찾지 못해 경남 창원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26일 부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5시까지 부산에서만 구급 차량의 응급환자 병원 이송 지연 사례는 42건으로 신고됐다. 가장 오래 걸린 경우는 2시간 정도였다. 경남의 경우도 구급환자 이송 지연은 46건이었다.

지난 23일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병원 입구에서 환자가 앰뷸런스에서 내리고 있다. 정기홍 기자

대전에서는 23일 정오쯤 의식장애를 겪던 A (80대) 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진료 응급실을 급하게 수소문하다가 53분 만에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병원 7곳에서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의 사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대전에서는 23일 오전 10시쯤에는 50대 남성이 의식 저하와 마비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왔으나 중환자실·의료진 부재 등을 이유로 병원 6곳에서 거부당해 53분 만에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또 같은날 오전 1시쯤 대전의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켜 119에 신고했으나 의료진 파업 등 사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뒤 37분 만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다.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20~23일 오전 6시까지 구급대 지연 이송 건수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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