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갑에 이어 김해을 지역구를 찾아 유권자를 만났다. 북구갑 서병수, 북구을 박성훈, 강서 김도읍 등 부산 서북부 후보와 경남 김해을 조해진, 김해갑 박성호 후보 등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해을 선거구인 내외동 한 제빵 전문점에서 김해 지역 학부모 10여 명과 출산과 육아, 교육 등의 정책을 놓고 50분간 간담회를 가졌다. 이상국 학교운영위원회 김해시협의회 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 위원장은 학부모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신상훈 학교운영위 김해시협의회 부위원장은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양극화의 해법을 물었다.
답변에 나선 한 위원장은 "교육 양극화는 큰 문제다.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늘봄교육이 실효성에 있어서 투자가 더 필요하다. 잘하고 싶다. 잘 몰라서 못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미영 장유중 학부모회장은 아동복지법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데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법안을 4월 이후 국회에서 꼭 통과시키겠다. 교권 확보나 학생 인권 문제는 진자(振子·줄 끝에 추를 매달아 좌우로 움직이는 물체)처럼 왔다갔다하며 정답의 길을 찾는 과정이다. 상식의 범위에서 균형점을 잘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은숙 진영중 운영위원장은 다문화학생들이 중고교를 졸업하고 취업 전까지 세심한 정책이 필요한데 단기 지원에 그칠 때가 많다고 지적하자 한 위원장은 "한국어 과정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비자 발급, 노동을 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취업 전 다문화 청년 수와 상황을 파악해 정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오지아 진례중 학부모회장은 노인·청소년 지원에 비해 양육 지원비가 적어 직접 지원이 필요하고, 장유지역 청소년 자살률이 1위이라며 부모 정신건강 지원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충분히 고려해볼 문제다. 정치한 지 두 달이라서 진짜 고려해 보겠다는 의미다. 정신건강 돌봄 부분은 정부가 큰 정책 차원에서 혜택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김은욱 경남은혜학교 학부모회장이 학교 공간이 좁아 제2특수학교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하자 "김해 지역 후보들, 도·시 의원들과 협력해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김해을에 타지역 3선 의원을 전략공천한 이유와 김해 지역 총선 전략과 관련 "김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를 검토했고 인지도나 실적을 고려해 공천했다. 남은 기간 충분히 지역민들을 설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이 원하는 것들을 잘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전략이다. 김해 지역을 먼저 온 것도 김해 시민에게 사랑받고 선택받고 싶어서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정치개혁 차원에서 기존에 내놓은 특권 내려놓는 것 외에 ‘비례정당 의원이 유죄 확정 때 그 다음 후보의 승계금지 법안’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는 일부 비례정당이 비례제도를 악용하는 현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부울경 등 행정구역 재편’에 대해선 “지역별 삶의 질 증진을 위한 방식으로 행정구역 재편이 진행돼야 한다. 부울경 역시 시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오후 4시 20분쯤 내외동 거리와 외동전통시장을 돌면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외동시장상인회와 간담회도 했다.
조해진 김해을, 박성호 김해갑, 박상웅 밀양·의령·함안·창녕 예비후보를 비롯해 국민의힘 도·시의원과 지지자, 시민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운집했다.
한 위원장은 “평일에 이렇게 많은 시민이 환영해 주실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정치에 원하는 게 많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고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했다. 그가 부산을 찾은 건 지난 1월 이후 두 달 만이다. 시장의 작은 광장엔 그가 도착하기 약 30분 전부터 수백 명의 시민들이 나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종대 구포시장 상인회장은 “그동안 많은 선거에서 정치인들이 구포시장을 많이 찾았지만 이렇게 많이 사람이 몰린 건 처음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인파 탓에 판매대 채소가 바닥에 떨어지자 손으로 주워 담기도 했다.
구포시장 상인회 간담회에 참석한 위원장은 "평검사 시절인 2007~2009년 부산에 근무할 때 구포역에서 서울행 열차를 주로 이용했다. 조금 일찍 나와서 구포시장에서 자주 요기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