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3시 경남 국가거점국립대인 경상국립대와 경상국립대병원을 방문해 의료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의과대학 정원 배정에 따른 대학의 교육 여건 개선 계획과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전공의와 전문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했다.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지나 14일 울산대(서울아산병원)·서울대에 이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와 관련, 정부가 대화와 타협의 장을 열지 않으면 사직하기로 결의했었다.
이날 이 부총리 방문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조규일 진주시장이 동행했다. 경상국립대에서는 권순기 총장 등 대학본부 주요 보직자와 의과대학장, 경상국립대병원장, 창원경상국립대병원장,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진주시 칠암캠퍼스 대학본부 9층 조우동실에서 열린 간담회는 부총리 모두 말에 이어 복지부 장관과 경남도지사의 인사말, 권순기 총장의 환영 인사로 진행됐다. 이어 대학 학사 관리 및 의대 증원 대비 계획 보고, 자유 토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부총리는 “좋은 때 같았으면 학업에 열중하며 의사의 꿈을 키우고 있을 학생들이 여전히 학업에 복귀하지 않고 있고, 의과대 교수님들마저 집단사직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배움과 성장이 이뤄져야 할 대학이 갈등과 불안에 휩싸이게 된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번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의대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면서 경상국립대와 같은 지역거점대를 중심으로 지역완결적 필수의료를 뒷받침하고자 하는 새로운 의료생태계 개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배분은 끝이 아니라 성공적인 의료 개혁을 위한 시작”이라며 “이번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의학 교육의 여건이 현저히 개선될 수 있도록 약 3년 동안 대학이 수준 높은 의학 교육을 위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대학은 정원 규모와 특성을 반영하여 튼실한 의대 교육여건 개선 계획을 마련해 주시고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관계 부처와 협력하여 적극 반영해 나가도록 하겠다. 지자체에서도 지역거점국립대학의 병원이 근접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지역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상국립대에 대해서는 “의학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행해 주고 이번 의료 개혁의 취지에 맞춰 지역의 인재가 우수한 의료 인력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2025학년도부터 지역인재전형을 적극 확대하는 노력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학생들의 조속한 복귀도 독려해 주기 바란다. 총장님과 보직교수뿐 아니라 대학사회,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학생을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해 의대 재학 기간 동안 수행해야 할 학업을 차질 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탄력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의과대학 교수들에게도 간곡한 호소를 했다.
그는 “교수들은 의학 교육과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배우고자 한다면 교수들께서는 강의를, 강의실을 지켜주셔야 한다. 교수들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환자의 곁도 떠나시면 안 된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야 할 교수들께서 사직서를 제출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집단행동을 지속하는 것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 집단사직 움직임을 멈춰 주고 힘을 함께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부총리는 의대생들에게 “장기화되는 혼란 속에서 우리 미래의 의료를 책임지고 나갈 소중한 인재들인 학생들이 피해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대에서 보내는 시기는 학생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 자질을 함양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배움의 장으로 이번 주까지 반드시 돌아와 학업에 전념하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과 함께 필요한 지원을 최대한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권 총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참여 교수님들의 사기”라고 전제하며 “교육을 시키는 교수님들이 어떻게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에 참여하게 만들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과 전공의를 복귀하게 하려면 조그마한 것이라도 명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권 총장은 “이 부분과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이야기가 나왔고 지금 정치권에서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부총리님과 장관님께서 건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이어 “의과대학 정원 확대의 출발점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인데 경상국립대는 지역인재할당제를 2027년까지 80% 이상으로 하겠다”며 “거기에서 더 나아가 ‘지역의사제’를 경남도와 같이 의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순기 총장은 “법률적·제도적 문제가 있지만 ‘필수의료전형’과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되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문제를 동시에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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