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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을 다시 열다]"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도시 초등학교 운동회 모습(1)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5.30 22:35 | 최종 수정 2024.06.01 19:51 의견 0

더경남뉴스의 '사진첩 다시 열다'는 더경남뉴스가 사진자료방에 넣어두고, 그간 기사로서 빛을 내지 못한 사진을 뒤늦게 독자분들께 기사화 하는 코너입니다. 예를 들어 꽃 피는 봄의 정취를 한겨울에 보는 코너로 보면 의미를 더할 듯합니다. 편집자 주

이번 코너에선 초등학교 운동회를 소개합니다. 지난 5월 2일 서울의 한 초교에서 열린 운동회인데, 요즘은 가을운동회보다 봄운동회를 많이 한다고 하네요. 서울에 있는 지인 독자가 늦게 보내온 사진들입니다.

사진을 보니 꽤 단촐합니다. 넓은 운동장에 학생이라고 해봐야 수십 명밖에 안 됩니다. 아파트단지 도심의 학교인데도 학생이 매우 적어 사뭇 놀랐습니다. 지금의 초저출산율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음을 보는 듯합니다. 만국기는 형식적으로 건 듯하고, 놀이도 몇 개 없습니다.

그래도 중년 이상 독자분들은 청군, 백군으로 나눠 목청 터져라 응원하던 코흘리개 시절이 떠오를 겁니다. 운동회날 아침엔 김밥에다 삶은 계란 등 푸짐한 점심을 차려서 온 가족이 학교 운동장으로 출동한 추억을 되새겨보길 바랍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 옛날 마을 대잔치와 같은 풍성한 운동회가 되돌아오길 기원합니다.

학교 교문에 운동회를 알리는 션수막이 걸렸네요. 운동장엔 만국기도 펄럭입니다.

▶운동회 직전 모습

운동회 개회식에 전 학년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였습니다.

아마 운동장에서 이렇게 조회하듯 줄을 서 본 것도 오래일 듯하네요. 요즘은 운동장 조회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청군과 백군의 응원전 모습. 예나 지금이나 깃발 응원전은 똑 같습니다. 자기 키 만한 깃발을 흔들며 응원에 열중인 응원단장들

운동회가 열리는 운동장 입구에 설치된 대형 에어바운스 아치

운동회 시작에 앞서 학교 선생과 진행 요원들이 사전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교 운동회는 이벤트사에서 기획을 한다고 합니다.

이날 운동회 일정표. 오전 9시에 시작해 낮 12시 조금 넘어 끝났네요. 예전 운동회에서는 가족 달리기, 줄다리기, 박 터트리기 등 가족과 하는 경기가 많아 오후까지 했었지요.

저쪽 백군과 이쪽 청군의 응원 모습. 응원전 시동을 걸었습니다.

학부모들의 장애물 통과 달리기 경기 모습. 에어바운스 장애물 구멍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에어바운스 장애물 통과한 뒤 결승선으로 힘차게 달리고 있다.

청군 응원 학생들이 신이 났습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백군에게 이겼나 봅니다. 운동회 경기여서 아직 스코어보드는 0-0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청백색으로 만든 에어바운스 위로 공을 던지는 경기 모습. 어린이들이 신나게 공을 던져넣고 있습니다. 옛날 운동회 박 터뜨리기 경기 때 콩주머니와 같은 공입니다.

공 던지는 학생이나 응원하는 학생이나 콧등에 땀이 맺히기는 마찬가지이겠지요.

백군팀 응원 모습. 예전엔 땅바닥에 앉아 응원했는데 의자가 하나씩 준비돼 있군요.

벽돌쌓기 청백전 모습. 팀원들이 한 명씩 뛰어가서 허물어져 있는 벽돌을 쌓아 많이 쌓은 팀이 이기는 경기입니다.

바퀴가 하나인 작은 손수레에 축구공을 싣고 옮기는 경기.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역시 도시풍으로 느껴지네요.

중간에 청색 막을 쳐놓고 청백팀으로 나뉘어 청색과 백색 공을 상대 팀 공간으로 던져 넣는 경기. 옛날 콩주머니 던지듯 일단 신나 보입니다.

'바람 잡는 특공대' 경기 모습. 학생들이 천막과 같은 둥근 천을 잡고 둥그랗게 둘러서 있습니다.

둥근 천에 공기를 한껏 넣어 언덕처럼 만들고, 공기가 빠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공기가 덜 빠져 크기가 큰 팀이 이기게 됩니다.

운동회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계주 달리기. 한 저학년 학생이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어깨동무 달리기'. 한 학생이 천천히 뛰면서 뒤쳐진 상대 팀 주자를 기다린 뒤 서로 부추기며 다정하게 뛰고 있네요. 운영 요원과 학부모들은 예기치 않은 장면에 감격의 박수를 힘차게 쳐주고 있습니다. 경기에서도 함께하는 학생의 배려심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 백팀의 한 학생이 힘차게 달린 뒤 바통을 다음 주자에게 넘기고 있습니다.

이어달리기 최종 우승은 백팀에 돌아갔습니다. 청백팀은 두어 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결승선에는 백팀 주자가 먼저 들어왔습니다.

백팀 학생들이 이어달리기 승리 후 환호성을 지르고 있네요.

이제 정리의 시간.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와 오전 내 열기를 뿜었던 운동회는 끝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운동회 폐회식 말씀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박수로 운동회를 마무리 하는 학생들. 이날 운동회는 12시 조금 넘어 끝났습니다. 이상 독자 최복희 씨 제공

참고로 요즘 농어촌엔 아예 운동회가 없어졌습니다. 학교들이 수십 명도 안 되기 때문이지요.

운동회가 사라진 자리엔 면민 체육대회가 채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온데간데 없고, 어르신들만 마을을 지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체육대회는 읍면동 청년회 등에서 주최하는데 윷놀이도, 노래자랑도 하고 한바탕 춤도 추며 막걸리 한 사발을 드신 흥을 갖고 해질 느지막에 댁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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