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재개 카드' 겁났네…북한 "오물 풍선 잠정 중단하겠다"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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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01:42 | 최종 수정 2024.09.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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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약 1000개의 '오물 풍선'을 날려보낸 뒤 돌연 잠정 중단을 밝혔다.
정부가 '오물 풍선' 대응책으로 대북 확성기 재개 방침을 밝힌지 약 5시간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늦은 오후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국 것들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경고한 대로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28일 밤부터 6월 2일 새벽까지 우리는 인간쓰레기들이 만지작질하기 좋아하는 휴지 쓰레기 15t을 각종 기구 3500여 개로 한국 국경 부근과 수도권 지역에 살포했다”며 “한국 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들을 주어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20분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오물 풍선 살포가 반복될 경우 확성기 재개 등 우리의 대응 강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북한 체제를 흔들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 목함지뢰 사건 때도 함구하다가 우리 정부가 2004년 이후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먼저 협상을 제안하며 방송 중단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