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잇단 막말' 불신임 임현택 의협 회장은 누구?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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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0 21:36 | 최종 수정 2024.11.1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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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10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통과돼 자리를 내놓았다. 지난 5월 1일 회장이 됐었다. 노환규 전 회장이 지난 2014년 대의원회 혁신을 요구하다가 불심임된 이후 두 번째다.
불신임의 가장 큰 이유는 의정 갈등 국면에서 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년도 의대 증원 확정과 간호법 통과다. 하지만 거듭된 막말과 실언도 주요 원인이 됐다.
임 회장은 충남대 의대를 졸업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지냈다.
그는 의료계 등에서 매사 출구마저 막아버리는 '초강성 행동'으로 일관해 논의와 협의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지난 2월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장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에 반대한다’고 소란을 벌이다가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갔다. 이런 강경 행동을 인정받아 3월 의협 수장에 선출됐다.
그는 당선인 신분일 때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 전제 조건으로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20~30명을 낙선시킬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정치적인 발언도 했다. 그 방법을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4월 4일엔 윤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면담에 "아무리 가르쳐도 알아 먹질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비꼬는 말투를 SNS에 올렸다. 누구를 지칭하는 지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막말과 실언이 잇따르면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좌충우돌성 성격에 의사로서의 자격 논란마저 불거졌다.
6월에는 창원지법 판사가 의사에게 유죄 선고를 하자 SNS에 판사의 사진을 올리며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고 썼다가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지목하며 “정신분열증 환자의 ×소리”라고 했다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
의협 회장으로서의 업무 리더십에도 의구심을 받았다.
6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전국 의사 무기한 휴진’ 일방 방침을 밝혔다가 “우리가 장기판 졸인가”라는 시도의사회장들의 반발을 사고 철회하기도 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단체와의 알력도 재임 내내 평형선을 그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대표가 “어떤 테이블에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8일 임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임 회장은 지난달 대의원들이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불신임안을 발의하자 SNS 내용을 삭제하고 전체 대의원에게 서신을 보내 사과 및 재발방지를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를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