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 정치활동 명태균 파문] 민주당 "명 씨, 창원 제2산단 발표 전 예정지 '땅점' 봐줘"
민주당 진상조사단 창원 현장조사서 밝혀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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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8 02:18 | 최종 수정 2024.11.18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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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55) 씨가 경남 창원제2국가산단 발표 전 부지 예정지를 알고 '땅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정부의 제2창원산단 발표를 앞두고 토지거래가 평소보다 큰폭으로 늘고 그린벨트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개발 호재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창원국가산단등 국정개입의혹조사본부'는 지난 15일 제2창원산단 주변 토지인 동읍 화양리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본부장인 염태영 의원과 허성무 의원은 이날 "창원 제2국가산단 1, 2차 계획이 전면 폐기되고 북면 고암리와 그에 맞닿은 동읍 화양리를 중심으로 국가산단 부지가 동쪽으로 그려진 배경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위해 현장조사를 왔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최종 예정지의 경우 국토부의 실사가 없었다는 점과 기존 200만평가량이 거의 빠지고 새로운 103만평이 포함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차 퇴촌동 12만 평에 추가된 북면 일원 220만 평과 대산면 일원 75만 평 등 307만 평 부지 중 퇴촌동과 북면(감계, 화천, 월촌, 대산), 대산면 일대가 제외되고 대신 북면(지개리 일부, 고암리 다수)가 포함됐는데, 명 씨의 제안과 협의로 동읍 화양리 일대가 산단 부지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씨와 협의 후 산단부지 예정지가 국토부에 보고됐고 그대로 발표됐다는 주장이다.
조사본부에 따르면 2022년 1~3월 산단 예정지 주변 토지가 월 3건 거래에 불과했는데 2022년 5~12월엔 158건(월 평균 22.6건)이 거래됐다. 발표가 임박한 2023년 1~3월엔 210건(월 평균 70건)으로 급증했다.
자체 조사에서 같은 기간 거래 액수는 6배, 거래부지 크기는 10배 차이가 났다고 덧붙였다.
염 본부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산단 발표 전에 지자체가 정확한 지번을 알 수 없다"며 "토지거래가 산단 예정지 발표 이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세력이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관련해 부당한 토지거래 의혹 제보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본부는 현장조사에 앞서 공익제보자인 강혜경 씨, 김태열 씨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영선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공인중개사가 정부 발표 전에 이를 미리 알고 지번을 부르면 예정지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이른바 '땅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대통령 또는 부인 정도의 막강한 권력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인데, 민간인이 국책사업을 기획하는 등 명씨가 개입해 이뤄진 것이라면 국정농단"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창원 제2국가산단 등 신규 국가 첨단산단 후보니 15곳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보다 5개월 앞선 2022년 10월 창원시 공무원들이 김영선 전 의원 사무실에서 명 씨에게서 대외비 문서로 보고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산단 지정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