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은 절기상 '겨울에 이른다'는 동지(冬至)였습니다. 25일은 눈썰매가 연상되는 성탄일(聖誕日), 크ㅐ리스마스였고 주말인 내일에는 전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다는 예보입니다. 계절은 말 그대로 한겨울입니다.
27일 낮 경남 진주시 진성면의 야산 길을 걷다가 양지바른 산비탈에 연보라색 들국화(야생국화)가 피어 있어 폰에 담았습니다. 낙엽도 퇴색되고 풀잎도 말라비틀어진 야산에서 보는 꽃은 작은 보물을 찾은 듯 마음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더군요. 햇볕이 잘 드는 큰 바위 틈에 뿌리를 내려 앙증맞게 핀 쑥부쟁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땐 구절초로 생각했는데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꽃잎과 줄기를 비교하니 쑥부쟁이에 가까웠습니다. 야생 국화류를 총칭하는 들국화에는 그 종류가 많아 일반인이 구별하기 어렵기는 합니다.
이참에 쑥부쟁이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들이나 산기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식물입니다. 보통 30~100cm로 크며 9~10월에 흰색이나 연보라색 꽃을 피웁니다.
부식질이 많으며 배수가 잘 되는 양지바른 언덕이나 척박한 땅 등 습기가 약간 있는 산과 들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종류로는 개쑥부쟁이, 가는잎쑥부쟁이, 민쑥부쟁이, 섬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단양쑥부쟁이 등 많습니다. 들과 산에서 보는 쑥부쟁이는 대부분 개쑥부쟁이라고 하네요.
같은 속의 쑥부쟁이도 지역에 따라 꽃 형태가 다양하다고 합니다. 모양 등이 조금씩 다르다는 말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어린잎은 데친 뒤 나물로 무쳐먹고, 자란 잎과 뿌리는 약용으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쑥부쟁이에는 비타민 A·C·E와 철분,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많아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는 식물로 평가 받는다고 합니다.
쑥부쟁이 유래엔 슬픈 이야기가 있군요.
쑥부쟁이 이름은 '쑥부쟁이(쑥+불쟁이)'에서 유래됐습니다. 평소 쑥을 자주 캐러 다니던 한 대장장이(불쟁이)에게 딸이 있었는데, 이 딸도 쑥을 캐러 다니면서 사랑하고픈 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쑥을 캐다가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습니다.
꽃말이 그리움, 기다림으로 다소 부정적인 이유가 이런 이야기에서 나왔습니다.
더불어 주요 들국화인 쑥부쟁이와 구절초, 벌개미취 구분법도 알아봅니다. 일반인은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쑥부쟁이는 줄기가 길고 가늘어서 크면 어지러이 드러눕습니다. 구절초는 9월 9일(음력)이면 줄기가 9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고 합니다. 또 벌개미취는 들에 많다고 해서 지었다는 등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있군요. 도심 화단이나 도로가에서 흔하게 보이는 연보라색 들국화는 벌개미취라고 보면 거의 맞다고 합니다.
▶꽃 색깔
쑥부쟁이는 한 가지에 한 송이의 꽃만 달리지만 대부분 옅은 보라색입니다. 구절초도 한 가지에 한 송이씩 달리지만 희거나 옅은 보라색, 연분홍색을 띱니다.
꽃의 색깔은 대체로 쑥부쟁이·구절초·벌개미취 꽃의 경우 연보라색이 많고, 산국(海菊)은 연두색, 산국(山菊)·감국(海菊) 꽃은 노란색입니다.
▶꽃잎 모양
쑥부쟁이 꽃잎은 구절초보다 길고 날씬한 편입니다. 구절초 꽃잎은 굵고 꽃잎 끝이 동글동글합니다. 구절초 꽃잎은 쑥부쟁이보다 더 큽니다.
▶잎 모양
쑥부쟁이는 잎이 작고 잎 주변에 굵은 톱니가 있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가지수가 작고 잎도 작아집니다. 구절초 잎은 긴 타원형입니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는 꽃만 보고는 구분하기 힘들어 잎을 보고 구분을 해야 한답니다.
벌개미취의 잎은 길고 주변(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어 대체로 매끄럽게 보입니다.
▶줄기
쑥부쟁이는 본줄기에서 작은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전체가 복잡하게 엉켜있습니다. 구절초 줄기는 곧고 단일하고 가지가 갈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