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여기 있느니 들어가는 게“... 반려견과 작별 인사도
체포영장 집행 직전 의원들에겐 “정권 재창출 해달라”
정창현 기자
승인
2025.01.15 20:45
의견
0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직전 여당 의원들에게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인데, 들어가는 게 낫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반려견으로 키우던 '토리'를 찾아 재차 작별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 부부에겐 자식이 없다.
윤 대통령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들과 관저 응접실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10시 33분쯤 공수처에 체포되기 직전 “강아지를 한 번 봐야지”라며 잠시 자리를 비우고 반려견이 있는 2층 방으로 홀로 올라가 10여분간 시간을 보냈다.
이 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에게 강아지는 자식과 다름없다. 그 모습에 다들 먹먹해져 눈시울을 많이 붉혔다”고 전했다.
윤상현·권영진·이상휘·박충권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 명은 체포영장 집행 전 관저로 모였고 윤 대통령은 이들과 1시간여 동안 차를 함께 마시며 정치적 조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요즘 2030세대가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데 유튜브를 통해서 다 보고 있다”며 “연설 내용이 굉장히 똑똑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친중 세력에 대한 반감 등이 묻어나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받아보는 많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한 바로는 여러분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위기라는 것”이라며 “여기 남아있는 여러분들이 당과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국민의힘) 의원들이 저쪽(더불어민주당)에 비하면 아주 모범생”이라며 “지금 그런 상황이니 (앞으로)잘 싸워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레거시 미디어(전통적 신문·방송)는 너무 편향돼 있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는 조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2030세대와 일부 유튜브 채널의) 이런 노력들이 모여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국민의힘을 잘 지켜달라.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좌파 사법 카르텔이 얼마나 무섭고 무도한지 오늘 똑똑히 보게 된다. 이것이 무법천지 아니냐”며 “내가 어려움을 겪더라도 국민들, 우리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되고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지 않느냐”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과 관련해 “여기(관저)에 있으나 저기(공수처)에 있으나 마음대로 못 돌아다니는 건 매한가지인데, 들어가는 게 낫겠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면담 말미에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추운 날씨에 나 때문에 고생이 너무 많다. 미안하다”며 “당과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행 차량 탑승 때까지 굉장히 의연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