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부·울·경 곳곳에서 역사의 켜를 지니고 있는 문화재와 집안 전통문화를 찾아 그 흔적을 짚어보고, 이를 지켜오는 후세들의 노력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소개합니다. 많은 애독을 바랍니다. 편집자 주
전씨 거연정 대종중(대표 전현익)은 지난 7일 경남 함양군 서하면 화림동 거연정 일원에서 함양 군민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거연정 용신제를 올렸다.
용신제는 물가에서 용왕신에게 가정의 행운과 장수, 풍요를 비는 풍속이다.
전씨 거연정 대종중이 지난 7일 경남 함양군 서하면 화림동 거연정 일원에서 연 거연정 용신제 모습. 이 용신제는 함양 군민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한다.
전씨 거연정 대종중이 지난 7일 경남 함양군 서하면 화림동 거연정에서 용신제를 지내는 모습
이상 함양군
전씨 거연정 대종중은 명맥이 끊어져 사라져 가던 용신제를 지난 2015년부터 자연유산 민속 행사로 거연정 일원에서 재현하고 있다.
제례는 강신(降神·제주가 향을 피워 용신을 오시게 하는 절차), 참신(參神·강신 후 신주에게 절하는 절차) 등을 갖추며 함양 군민의 평안과 안녕을 빈다.
참석자들은 식사를 함께하며 화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서하면 기관·사회단체장,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곳은 조선 중기 가선대부(嘉善大夫·종 2품),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중추부 종2품)를 지낸 화림재(華林齋) 전시서(全時敍) 선생이 청나라가 침입한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삼전도 굴욕을 당하자 관직을 버리고 내려와 은거하며 지내던 곳이다. 전시서 선생은 고려가 멸망하자 고려말 충신들이 은거하며 살던 '두문동 72현'의 한 사람인 고려 충신 전오륜의 7대손이다.
후손들은 선조(先祖)를 추모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1872년 선조들의 장구지소(杖屨之所·지팡이(杖)와 짚신(屨)을 끌고와 놀던 곳)에 정자를 세웠다.
거연정 정자와 기묘한 화강암 반석들. 방수천 물이 흐르고 있다. 함양문화원
거연정 주변 절경. 철제 다리 화림교가 놓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센터
한편 거연정(居然亭·경남유형문화재 제433호)은 주변의 기묘한 모양의 화강암 반석이 흐르는 계곡물 등과 조화를 이뤄 함양군 대표 명승지로 손꼽힌다. 거연정 이름은 중국 남송의 유학자 주희의 시구에서 따왔다. 물과 돌이 어울리는 자연에서 편안하게 소요하며 산다는 뜻이다.
거연정은 함양군 안의읍에서 육십령 쪽으로 국도를 따라 화림동계곡을 6km 정도 오르면 서하면 봉전리가 나오고, 마을 좌측 강변 우거져 숲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