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나선 중도·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다. 앞서 정승윤 후보와 최윤홍 후보는 투표 용지 인쇄일(24일) 전인 22~23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데 합의했었다.
이로써 이번 부산교육감 재선거에는 진보 진영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중도·보수),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중도·보수) 3명이 최종 후보로 등록했다. 재선거 당선 교육감의 잔여 임기는 1년 2개월이다.
왼쪽부터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진보 성향),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이상 보수 및 중도 성향)
25일 최윤홍 후보 캠프에 따르면, 최 후보 측은 지난 23일 부산진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정승윤 후보 측이 합의 정신과 여론조사를 왜곡해 조사를 즉시 중단하도록 조사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최윤홍 후보 캠프의 황욱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오후 3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윤홍 후보 캠프 제공
최 후보 측은 여론조사 중단 사유로 “정 후보 측이 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 전화 응대 요령을 전파하면서 ‘몇살이냐고 물어보면 20, 30대라고 대답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이번 여론조사는 오염된 수치일 수밖에 없고 공정성을 상실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 측은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 후보 측을 고발했다.
정 후보 캠프는 최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대와 30대는 표본 수를 채우기 힘들어 할당 응답률이 100% 채워지지 않더라도 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굳이 나이를 속일 필요가 없고, 캠프 구성원 누구에게도 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최 후보 측이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합의한 대로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중도·보수 진영 예비후보 4명은 경선을 거쳐 정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경선에 참여한 예비후보는 박종필 전 부산교총 회장, 박수종 전 부산교육청 창의환경교육지원단장, 전영근 전 부산교육청 교육국장이다.
부산교육감 선거는 이전에도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진 경우가 많았다.
부산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를 못 해 패한 일은 수차례 있었다. 2014·2018년 선거에서 진보 측은 김석준 후보로 단일화했지만, 보수 후보들은 분열돼 김 후보에게 내리 졌다. 2022년 선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하윤수 보수 후보가 결국 김 전 교육감의 3선을 막았다.
한편 진보 단일 후보인 김 후보는 현재 교사 불법 특별채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당선돼도 ‘교육감 사법 리스크’ 부담을 안고 있다.
김 후보는 8년간 부산교육감을 지냈다.
그는 현재 2018년 교육감 재직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직된 전교조 교사 4명을 특별 채용한 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이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같은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당선돼도 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