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의 효과는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빠른 걸음은 하루 단 15분이어도 사망 위험이 20% 가까이 줄어든 반면 느린 걸음은 3시간을 걸어도 사망률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

진주시 일반성면 건강위원회가 마련한 건강 걷기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 진주시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은 걷기 속도가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국제 학술지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을 통해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남동부에 거주하는 40~79세 성인 7만 9856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하루 평균 걷는 시간과 속도, 인구통계학적 특성 등을 평균 16.7년간 추적 조사했다. 기간 중 사망자는 2만 6862명이었다.

연구에서 걷기 속도는 ‘느리게’와 ‘빠르게’ 둘로만 나눴다.

‘느리게’에는 일상 활동과 반려견 산책 등을 넣었고, ‘빠르게’에는 계단 오르기나 운동 등을 포함시켰다.

하루 걷기 시간은 0분, 30분 미만, 30~60분 이상으로 분류했다.

이어 느리게 그룹은 0분 미만, 30~60분, 60~180분, 180분(3시간) 이상으로 세분화 했고 빠르게 그룹은 15분 미만, 15~30분, 60분으로 나눴다.

연구 결과 하루 단 15분이라도 빠르게 걸을 경우 장기적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19% 줄었다.

하지만 느리게 걷는 그룹은 3시간 이상일 때 4%, 3시간 미만일 때 1~2% 감소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빠르게 걷기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크게 줄였다.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아예 걷지 않는 사람보다 27% 낮았다.

연구팀은 "빠르게 걷기가 심장의 효율성과 수축 기능을 개선하고, 비만이나 고혈압·고지혈증 등 심혈관 위험 요소를 줄여주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웨이 정 교수는 “빠르게 걷기는 나이나 체력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인구의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으로 빠르게 걷기를 장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