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망경동에 위치한 '망진산 봉수대(烽燧臺)'가 집중 호우로 무너진 지 3년 만인 지난 8월 말 복원됐다.
3일 진주시에 따르면 망진산 봉수대는 지난 1996년 진주문화사랑모임(이사장 김법환)에서 시민들의 모금으로 설치됐으나, 2022년 7월 집중호우로 무너져 내렸다.
이번 망진산 봉수대 복원은 단순한 시설 재건을 넘어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시민의 손으로 다시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는데 의미가 크다.
경남 진주시 망경동에 위치한 복원된 5연조 구조 망진산 봉수대. 진주시
시는 봉수대 복원에 앞서 문화재 지표조사와 정밀 발굴조사를 거쳐 임진왜란 전후 봉수 유구(遺構·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자취)의 위치를 망진산 정상부(KBS 송신탑 앞)로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복원에 들어가 지난 8월 말 5연조 구조의 봉수대와 방호벽을 완공했다.
특히 기존 봉수대의 돌을 재활용해 새 봉수대를 만들어 시민이 함께 지켜온 문화유산을 계승한다는 상징성을 더했으며, 기존 봉수대 설치 당시의 이야기를 현장 안내판에 기록해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망진산 봉수대는 조선 시대 제2의 직봉(直烽·전국 봉수망을 연결하는 중요한 노선에 있던 5개 봉수)의 간봉(間烽·지방~서울 간 간선 5개 직봉에 들지 않는 작은 봉수) 9선 중 내지봉수(內地烽燧·경봉수와 연변 봉수를 연결하기 위해 중간에 설치한 봉수)의 시작점이었다.
망진산 봉수대는 경남 사천 안점산 봉수 신호를 받아 서북쪽 산청과 경계에 있는 진주 광제산 봉수로 전달하는 중요한 군사 통신 시설로 역사적, 학술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망진산 봉수대는 동일 봉수시설이 시기를 달리해 설치돼 그 형태가 확연하게 다른 보기 드문 사례이며, 조선 시대 봉수 구조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이번 복원사업을 통해 봉수대는 역사적 원형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망경 비거 테마공원과 전통문화체험관을 연계한 새로운 관광자원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일 김법환 진주문화사랑모임 이사장을 비롯한 진주시장, 진주시의회 의원,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원 등 20여 명이 복원 현장을 방문해 역사적 가치 계승과 문화유산 보존 의미를 되새겼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망진산 봉수대는 단순한 복원이 아닌 시민이 함께 세워진 봉수대가 마침내 제자리를 되찾은 뜻깊은 성과이며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통해 미래 세대에 진주의 가치를 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