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강남에 고가의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한 것이 알려져 비난을 받자 최근 실거래가보다 4억 원가량 높게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은 앞서 이중 한 채를 자녀에게 양도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자 처분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원장은 서울 성동구와 중구에 각각 상가를 슈유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이 집 한 채를 매각하겠다고 해서 부동산에 확인해보니 이 원장 매물이 22억 원에 올라왔다”며 “지난달 (동일 면적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8억 원인데, 그 동네 아파트 가격이 한 달 만에 4억 원이 오른 것”이라고 질의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게 정상인가. (집값을 잡겠다는) '10·15 부동산 대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02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공급 면적 155.59㎡(약 47평) 아파트를 아내와 공동 명의로 샀다. 2019년에는 같은 단지 내 동일 면적 아파트를 한 채 더 구입했고 내놓은 아파트는 2002년에 구입한 것이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국감에서 아파트 두 채 모두 작업실·서재 등을 겸해 가족들과 실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동일 면적이 18억 원과 18억 2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최고가는 2021년 거래된 20억 원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처음엔 한 채를 20억 원에 내놓았다가 직후 22억 원으로 가격을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은 국감에서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중개인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와 협의를 하지 않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야당에서는 “이 원장이 과연 아파트를 매각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강남권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처분하겠다며 역대 최고가보다 2억 원가량 비싸게 내놨다가 매각 의지를 두고 논란이 되자 결국 사퇴한 일도 있었다.